유럽여행기

태평양 상공을 날아가는 신선

한영구 실명입니다. 닉네임이 아닙니다 2008. 1. 24. 05:45



태평양 상공을 날아가는 신선

    - 한영구 -


    
    드높은 태평양 상공에 
    촘촘히 멀리 퍼져 나간
    백옥처럼 너무 하얀
    뭉게구름 들판 위를
    조용히 아주 천천히
    나는 날아가고 있다.

    찬란한 아침 햇살이
    눈부시게 빛나건만
    처음 본
    그렇게도 파란 하늘은
    포근한 엄마 품처럼
    따뜻하고 고요하다.

    외로운 나그네는
    홀로여행의 침울함도 잊은 채
    구름에 홀리어
    삼매경에 빠져 든다.
    눈이 부셔 잠간 눈을 감으면
    보라 빛 오라가
    온통 내 몸을 감싼다.

    바람 한점 없는 고요함속에
    검푸른 바다가 서서히 다가 온다
    하얀 파도를 뒤로하고
    어디론가 가고 있는
    작은 배들의 앙증스런 모습
    한 마리 황새가 되어
    관조(觀照)의 기쁨에 푹 빠져든다.

    뭍에서는 모래알 같은
    보잘것없는 존재지만
    운행을 잠시 정지한
    대기(大氣)속에 펼쳐진
    장엄(莊嚴)한 대자연의
    황홀경에 빠져
    속세를 까맣게 잊어버린
    신선(神仙)이 된다.



                                                                                흐르는 곡은 모짜르트의 클라리넷 5중주
                                                                                2. Lagret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