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여행기

3. 도문 국경선에서 북한 마을을 착잡한 심정으로 바라보았다.

한영구 실명입니다. 닉네임이 아닙니다 2010. 1. 11. 13:52

백두산 여행기

3. 도문 국경선에서 북한 마을을 착잡한 심정으로 바라보았다.

 

7월 14일 수요일 아침에 산책을 나갔다. 걸어가는 방향으로
아침 햇살이 눈부시게 빛난다.  오늘 백두산을 오르면 천지를
볼 수 있는 확률이 높았을 터인데 아쉽다. 미인송 군락지에서
뿜어 나오는 신선한 공기를 마셔보려고 들어 갈 수 있는 곳을
찾았으나 철책으로 만든 울타리에 열린 곳이 없다.


아침식사를 하고 오늘의 목적지 도문을 향하여 출발했다.

연길에 도착하는 날 우리가 탄 버스가 불결하여 약간 실망을 했다.
의자의 머리부분 흰색천의 카바는 누렇게 때가 끼어 있었고
내가 앉은 의자에는 커피를 엎질렀는지 얼룩이가 져있다.


혹시 다음날에는 머리카바를 바꾸어 주겠지 기대를 했으나
여행 끝날 때까지 그대로다. 비가 와서 먼지로 얼룩진 유리창도
닦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운전수가 중국인이므로 가이드에게
닦으라고 부탁을 했다. 그러나 오늘에서야 유리창을 닦았다.
그러나 마무리를 하지 않아 유리창의 얼룩은 그대로다.


우리나라 70년대의 관광버스는 그래도 깨끗하게 청소를 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중국인의 게으름과 어느 정도의 불결은 그대로
방치하는 습관은 서비스 경쟁시대에 분명 뒤지는 행동이다.
중국의 어두운 면이 보인다. 식당에서도 접시에 음식 때가
있는 것이 있었다.

 

중간 휴게소에서 양봉 꿀을 시식하고 부인들께서 사기도 했다.
“묘향산 력사 전시관”에 정차하여 북한 측 외화 벌이 대표자로
부터 우황청심원과 상황버섯에 대하여 장황한 설명을 들었다.
공무원 냄새가 풍기고 여자직원들은 경직된 표정이 역역하다.
건방진 말투에 역겨운 감정이 들었으나 집사람이 우황청심원을
샀다. 휴게소에서 물건을 사면 현지가이드에게 매상액의 일정
비율의 금액을 주는 것이 관례로 되어있는 것은 이곳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남자들은 물건을 사지 않는다.
그러나 여자분 들은 마음이 약해서인지 사준다. 지금까지의
여행경험에 비추어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니면 사지 않는 것이
정도라고 생각한다. 물건 값도 비싸거나 양질의 품질이 아닐
확률이 높다. 그러나 도와준다는 생각이라면 사도 무방할 것이다.

 

연길이 가까워지면서  야산과 평야가 어우러진 대평원이 전개된다.
산을 밭으로 개간하여 농작물을 심은 것이 특색이다. 앞으로
기계영농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서부의 대평원과 비교가 된다.
한국의 농업이 중국농산물수입으로 위축될 것이 명약관하하다.
미국과 중국이 치열한 경쟁을 할 것 같다.

박정희 대통령정권 때 농림부장관을 지낸 J씨가 흑룡강성의
유휴농지에 거금을 투자했다가 실패한 예를 융자를 해주었던
시중은행친구에게 들어서 알고 있다. 만약 그분이 미국의 대평원의
영농상황을 보았다면 투자를 안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앞으로 농업분야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
뻔하다. 한국농업의 장래가 걱정된다.

 

거의 똑같은 음식을 연속해서 먹다보니 입맛에 맞는 음식이 먹고
싶은 것은 여행객의 인지상정이다. 2호차 산행팀은 남한의 별미를
아마 골고루 맞보아 음식에 관한한 일가견을 다 갖고 있다. 아이디어가
발동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 불란서요리(멍멍탕)를 먹기로
1호차로 연락이 왔다. 거의 모든 남자들이 좋아했다.


연길시내에도 그 음식을 파는 거리가 따로 있다. 오기 전에도 영양보충을
위해 단체로 기차를 타고 가서 먹었지만, 이곳 음식의 맛은 약간 다르다.
그러나  역시 굿 아이디였고 모두들 흡족해하는 것 같다. 여행사에서
지불하는 금액을 초과한 부분은 임한석 동문이 지불했다. 모두들 박수로
답례를 했다. 남자들만 맛있는 음식을 먹고 영양보충을 해서 미안하다.

 

오늘의 최종 목적지 도문(圖們)을 향하여 출발했다. 건설한지 얼마 안 되어
보이는 고속도로를 달려간다. 도로표지판도 잘되어있고 주위의 산과
나무는 한국과 별 차이가 없다. 중간 톨게이트에서 승용차로 마중 나온
이건산업직원을 만나 앞장서 달리며 안내를 해주는 치밀한 접대에 다시
박영주 동문에 대한 끈끈한 정을 느꼈다.

 


 중국과 북한 경계에 있는 중국도문구안 문

따가운 햇볕 속에 북한과의 접경지대 중국도문구안(口岸) 문 위로 옆
계단을 걸어서 올라가 문 위에서 북한 남양시의 모습과 도문다리를
관람했다. 나로서는 생전 처음 북한의 모습을 근거리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도문에는 현대식 호텔건물을 비롯하여 깨끗한 2~3층 건물들이 있다.
그러나 멀리보이는 북한의 건물들은 초라해 보인다. 설치된 망원경을 통해서
다인승 승용차와 소형트럭이 보이고 사람은 한 사람정도 보인다.


중국도문구안 문 옥상에서 바라본 북한 남양시

적막의 마을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올을 것 같다. 현지가이드 말로는
전에는 건물이 별로 없었으나 최근에 주택을 새로 지어서 저 정도라고
한다. 내려와 도문다리 경계선에서 사진을 찍었다. 두만강 폭은 남한의
개천의 폭보다도 작아 보인다. 노 젓는 배사공은 볼 수도 없다. 북쪽으로
중국 측에서 만들어 놓은 강선착장이 보인다.

 

중국도문구안 문 옥상에서 바라본 북한 남양시의 남쪽 마을

이건산업의 도문 현지법인 沿邊利建木制品有限公司 시찰이 시작되었다.
"환영 서울대 상대 17산우회 연변, 백두산 방문"이란 커다란 현수막이
우리일행을 반갑게 맞아준다. 김승만회장이 벽시계를 현지책임자에게
전달하고 브리핑을 들었다. 중국산 원목의 구입이 용이하고 철도가
공장까지 연결이 되며, 인건비도 저렴하여 도문에 공장을 1997년 9월에
건설하였으나 그해에 외환위기를 맞아 어려움도 있었다고 한다. 교통이
편리한 대련(大連)시에 분공장을 설립하여 중국에 2개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인은 3명이고 종업원은 360명, 주요제품은 Birch
(자작나무)마루제품, 마루합판, Birch/Oak무늬목을 생산하여 한국과 일본에
수출한다고 한다. 공장견학에 들어갔다. 나무야적장에 계속 물을 뿜어준다.
지하수가 풍부한 모양이다. 나무도 이제는 원목을 그대로 사용하기보다는
아름답고 더 단단하게 가공하여 실용적으로 만들어 사용하는 시대라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솔로몬 군도에서 원목재배 성공 신화를 만들어낸 박영주회장의 탁월한
경영능력이 이곳에서도 발휘되는 것 같아 동문으로서 기쁜 마음을 간직한 채
공장을 나왔다.

연길시내 만찬장에서 한국인책임자들을 다시 만나기로 예약이 되어 있어
간단한 인사를 하고 두만강변을 따라 북한지역을 살펴보기위하여 버스에
올랐다. 왼쪽과 건너편으로 산에 화전으로 조성된 밭들이 보인다. 산에
나무가 없어 비가 오면 작물이 비에 쓸려 내린다고 한다. 식량난에 쪼들리는
북한의 실상이 확연히 들어난다. 밭에 사람이 보인다. 산 위쪽의 밭은
누런색이다. 집단농장의 비효율적인 면이 그대로 들어난다. 

버스에서 바라본 북한지역 산에 있는 화전으로 일군 밭 모습

연길시내에 있는, 시설이 호화로운 중국 벽산호텔 연회장에서 만찬이
시작되었다. 식사도중에 김종남회장이 박영주회장에게서 국제전화가
걸려왔다는 소식을 전했다. 바쁜일 때문에 참석지 못해 미안하며
즐거운 여행이 되기를 바란다는 요지의 말과 일류호텔 연회장에서
저녁을 대접해주어 고맙다는 인사를 주고받았다고 한다. 박영주회장과
김종남회장과의 개인적인 친분에다가 박회장의 동문들을 위한 충정과
배려로 대부대 46명이 최고급요리로 대접을 받게 되어 감사한 마음을
무엇이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를 지경이다. 대원들은 박영주회장과
김종남회장에게 마음속으로 진심으로 감사를 드렸을 것이다.

음식은 처음 먹어보는 독특한 중국음식의 혼합이었다. 도수가 높은 중국술이
인기가 있었던 것 같다. 이곳 맥주 중에 최고인 청도 맥주도 맛이 독특하여
많은 동문들이 즐겨 마셨다. 포식을 한 후에  중국의 여행상품 발맛사지까지
박회장 회사에서  서비스를 했다. 그야말로 풀코스 접대를 받은 것이다.
백두산 산행으로 지친 발과 다리의 피로가 풀리어 잠을 잘 잘 수 가 있었다.

대우호텔은 시설이 일류다. 위성안테나를 설치하여 한국의 3대 방송 모두를
시청할 수가 있었다. 앞으로 위성안테나 장비가 염가가 되어 많은 조선족들이
설치를 하면 이곳의 문화가 빠른 속도로 한국의 영향권으로 편입될 것이다.
지리적인 국경을 방송통신이 허물어버릴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물질문명과
문화가 동시에 발달하고 발전하는 나라가 경쟁의 우위를 차지할 것이다.
한국의 가수, 영화배우, 드라마, 영화 등이 아시아에서 한류열풍을 타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현상이다.

7월 15일 목요일 연길시의 재래시장과 백화점들을 둘러보았다. 한국의
7~80년대의 수준인 것 같다. 백화점 화장실에서 돈을 받는 것이 특색이다.
귀금속 등 여성용품 백화점에서는 화장실이 무료다. 가이드가 곰 사육장에
들린다고 한다. 별 거부반응이 없었다. 많은 수의 곰을 사육하는 것이 신기
해보이도 하다. 이곳에만 가능한 상품인 것 같다. 역시 웅담판매가
시작되었다. 가이드는 보증을 한다고 한다. 보증을 이곳에서는 담보라는
말을 써서 첫날 한 바탕 웃은 적이 있다. 여자분 여러 명이 역시 웅담을
샀다. 내가 웅담 먹어본 경험담을 말한 것이 촉매역할을 한 것 같아 오히려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기행문을 읽어보니 공항에서는 이곳보다 싸게
판다고 한다. 술도 공항에서는 시내보다 훨씬 싸게 판다고 한다.
후진국에서 물건 살 때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비행기에서 연길에서 초등학교를 다닌다는 학생들을 만났다. 방학이라
집으로 돌아간다는 말을 듣고, 외환위기이후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열등의식과 패배의식에 빠져있다고  생각했다. 미국이 1929년 대공황
이후에 많은 국민들이  한동안 패배의식에 빠졌다는 것을 책에서 읽은
적이 있다. 중국에서 중국어를 배우기 위한 목적으로 초등학교를 이곳에서
교육시킨다는 것은 패배의식이다. 교육은 수준과 분위가 아주 중요한데
연길이 한국보다 좋을 리가 없다. 하나를 얻기 위하여 아홉을 버리는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외국인들은 한국의 기업을 좋게 보아 투자를 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거들 떠 보지도 않는다. 한국의 금융시장은 완전히 외국에 점령되었다.
그런데도 한국인들은 오로지 부동산투자에만 매달린다. 패배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한국경제의 장래는 밝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소비가 위축되는 것도 패배의식에서 오는 비관적인 미래관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백두산 여행준비를 처음부터 끝까지 맡아 수고 해주시고, 이번 여행에서
가장 사진을 많이 찍어 동문들에게 봉사를 한 구명회 동문은 정말 썬
파워라고 생각한다. 벽산호텔 만찬장에서 찍은 부부사진은  걸작품이 많다.
구명회동문은 약방의 감초처럼 동문들을 위하여 다방면으로 봉사활동을
한다. 구 동문이 추진하는 일은 동문들이 무조건 신뢰를 하고 따르는 경지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 이영구 동문도 고급 디지탈 카메라로 많은 사진을 찍어
동문들에게 봉사를 한다. 골프회 회장이므로 총무인 내가 칭찬을 하면
아부라고 할 까봐 여기에서 그친다.
그리고 산행에서 항상 후미를 책임지며 궂은 일을 도맡아 동료들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아온 김종남회장의 디카실력도 대단하여 다운을 받아
내사진실에 보관했다.

끝으로 이번 백두산 여행을 주관한 김종남회장과 구명회 총무에게
마음 깊히 감사를 드리며 기행문을 마친다.

 

 


이건산업 도문 현지법인 방문 기념촬영

 

                     미인송(홍송의 한종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