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국장 전도사 호서대 金 漢 復교수 |
지난 7월 21일 호서대 아산캠퍼스에서 만난 金교수는 "외국인에게 생소한 청국장을 주제로 오랫동안 꾸준히 연구해 온 걸 평가받은 것 같아 기쁘다"며 조용한 목소리로 18년 청국장 인생에 대해 들려줬다. '국제 아인슈타인 과학자상' 수상 金교수는 지난 1992년 호서대 생명공학과 교수로 부임해 이듬해인 1993년부터 청국장 연구를 시작했다. 청국장이 인체에 미치는 효과를 분자 수준에서 연구하며 청국장의 항산화와 혈압강하, 면역조절, 항암 효과, 셀룰로스 분해효소 작용 메커니즘 등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다. 2000년대 들어와서는 청국장 먹기 운동, '청국장 다이어트&건강법' 책 발간을 비롯해 신문ㆍ방송 등에 출연하며 '청국장 전도사'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특히 2006년 4월 고혈압 환자에게 특효가 있는 '혈압 강하 청국장(특허명:기호도가 향상된 혈압 강하 기능성 분말 청국장 조성물)'을 처음 개발해 매스컴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청국장 열풍은 金교수로부터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분자생물학을 전공한 그가 조금은 동떨어진 청국장을 연구하게 된 이유는 뭘까? 金교수는 "남들이 접근하지 않은 독특한 소재를 찾다가 청국장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처음 학교에 왔을 때 기존에 연구했던 유전공학을 계속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어요.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분자생물학을 접목할 수 있는 소재 중 몸에 이로운 청국장을 찾게 됐죠. 청국장을 먹으면 세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즉 DNA, RNA, 단백질 등이 어떻게 변화하는가를 연구하는 것이죠. 식품학자들이 접근하는 방법과는 전혀 달라요. 세포 안에는 2만5천개의 유전자가 있는데 그것을 한 번에 연구하려면 DNA칩도 필요해요. 데이터 처리를 위해 통계학, 전산학도 알아야 하고요. 발효식품을 분자생물학적인 방법을 연계시켜서 분석하는 것이죠." 청국장은 원래 겨울에 먹는 음식이었지만 요즘은 계절을 가리지 않고 사시사철, 여름에도 즐겨먹는다. 청국장의 좋은 효능이 널리 알려지면서부터다. 청국장은 발효하면서 콩에 없던 미생물과 효소, 생리활성물질이 다량으로 생긴다. 청국장이 갖고 있는 효소와 생리활성물질 등은 우리 몸에서 신진대사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또 비타민B도 많이 들어 있어 간장의 해독기능을 도와 술과 담배로 시달린 간을 보호해 준다. 金교수는 요즘 청국장의 물질 중 혈관 내 축적된 콜레스테롤을 분해하는 효소와 혈압을 낮추고 암을 예방하는 물질에 주목하고 있다. "발효의 특성이 원재료에 없던 물질을 생성하고 흡수되기 어려운 형태를 인체에 흡수되기 쉽게 만들어 주는 것이죠. 특히 청국장의 생리활성물질 중 펩타이드와 이소플라본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이 물질들이 혈압을 낮추고, 암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金교수가 지금까지 청국장의 장점을 밝혀내 널리 알리는 역할에 충실했다면 앞으로는 생리활성물질을 추출해 신약을 개발하는데 역점을 둘 계획이다. 하지만 신약 개발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서두를 마음은 없어요. 신약 개발을 하는 과정에서 건강식품을 만들 수도 있고 생청국장을 먹기 편하게 상용화하는 작업도 할 수 있을 거예요." 청국장 다이어트로 20kg 줄여 金교수가 김치, 된장 등의 발효식품도 있는데 특별히 청국장을 연구 소재로 삼은 데에는 염분이 없기 때문이었다. 된장의 경우 제조과정에 반드시 소금이 들어가지만 청국장은 그렇지 않다. 金교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위암에 잘 걸리는 이유는 짠 음식을 많이 섭취하기 때문"이라며 "된장이나 김치를 무조건 좋은 음식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소금 등이 가미된 청국장으로 끓이는 찌게도 권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가 말하는 몸에 이로운 청국장은 '무염 생청국장'을 말한다. "청국장을 끓여먹을 경우 미생물과 효소가 모두 파괴돼요. 가스가 발생해 냄새도 심하고요. 저는 처음부터 무염 생청국장을 먹자고 주장했어요. 일본의 '나또'와 같은 거죠. 썩 맛있지는 않지만 그렇게 먹어야 청국장의 좋은 효능을 온전히 누릴 수 있죠." 일본의 나또와 우리나라 청국장은 제조과정에서 차이가 난다. 나또의 경우 인위적으로 균주를 제조과정에서 투입하지만 우리 청국장은 균주를 넣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발효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지역에 따라, 계절에 따라 다양한 청국장이 만들어진다. "나또의 경우 정부에서 허가한 균주를 넣어 동일한 제품이 나옵니다. 오랜 전통을 갖고 있고 제조ㆍ유통 시스템이 체계화돼 있어 표준 제품을 만들고 있지만 인위적이죠. 반면에 우리 청국장은 자연식품에 가깝습니다. 균이 계속 바뀌니까 인체에 미치는 효과도 다양하죠." 金교수는 20년 전 퉁퉁한 얼굴 사진을 보여주며 "생청국장을 장복해 20kg 정도 몸무게를 줄였다"고 했다. 집안 식구들도 청국장을 좋아해 틈틈이 청국장 요리를 직접 해준다는 金교수는 "청국장은 받아들이는 사람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우리 인체와 친하려는 습성이 있어 꾸준히 즐기면서 먹으면 좋은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1958년 대전 출생인 金교수는 관악고등학교를 나와 모교 미생물학과에 입학했다. 모교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후 1992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분자생물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01년 캡슐형 청국장을 개발했으며 청국장 발효균주 개발, 청국장의 기능성 연구 등 청국장 관련 논문만 40여 편을 발표했다. 〈南〉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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