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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자료

◆철학으로 본 서구의 미술사

철학으로 본 서구의 미술사

 

                                                                  도 승 연 박사

 

오늘의 주제는 철학으로 본 서구의 미술사입니다.

대학교에서 1학기 분량에 해당하는 방대한 분량이지만 저는 오늘 고대로부터 르네상스 시대까지를 잘라서 압축 조명을 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예술이라고 하면 아름다운것, 고귀한 인간정신의 산물,그리고 천재가 만들어 내는 것 등등을 연상하게 되는데 이러한 개념은 현대 200년이란 짦은 기간동안 형성된 것으로서 예술의 진면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이 태동한 고대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서 철학적으로 조명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술(Art)이란 단어의 어원은 그리스어 '테크네(Techne)'라고 하는데 그 의미는 '인간의 합리적 제작 활동' 으로서 회화, 조각 ,건축 등을 가르킵니다.

 

예술의 또 다른 하나의 원천은 '뮤지케(Musike)'라고 하는데 그리스 신화에서 뮤즈(Muse)여신의 영감을 받아 이루어지는 것으로서 시,음악 등을 가르킵니다.

 

 이 테크네(Techne)와 뮤지케(Musike)가 예술의 양대 축으로서 예술의 역사는 이 두가지가 어떻게 생성되고 분화되고 어떻게 융합이 되고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 나가느냐 하는 과정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고대시대에는 예술이 테크네와 뮤지케가 분리 되지 않은 채 하나의 거대한 개념이었는데 근대에 와서 테크네와 뮤지케의 분화가 이루어 졌고 현대에 들어서서는 이 것이 다시 융합되는 과정을 밟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김연아의 경기를 평가할 때 기술적인 면과 예술적인 면을 합산하는데 기술적인 면을 테크네(Techn) 로 , 예술적인 면을 뮤지케( Musike)로 이해 하시면 되겠습니다.

 

또 다른 예를 들면 과거 아나로그 사진기에서는 순간의 미학을 추구하였는데 요즘 디지털 사진기에서는 편집과 배치를 마음대로 할 수 있습니다. 이것도 최근에 와서 기술의 발달로 테크네와 뮤지케가 융합이 된 결과라 하겠습니다.

 

원시시대의 예술은 생존적이어서 제사와 주술에 그 기원을 두고 있습니다.

 

 아래 그림은 스페인 알타미라 동굴벽화로서 BC 15000-20000년 에 그려진 그림인데 들소를 그리고 여러개의 창이 들소에 박히는 그림입니다.

 

 

 

예를 들면 장희빈이 인현왕후의 인형을 만들어 놓고 바늘로 콕콕 찌르는 것과 같은 일종의 주술로서 생존적인 주술의 뜻이 들어 있다고 하겠습니다.

 

신화의 세계는 죽음과 생명을 상징적으로 교환하는 파토스(Pathos,정염)의 세계로서 뮤지케(Musike)가 강조되었다고 봅니다.

신화의 세계에서는 자연과 인간이 주객 관계가 아니고 공생의 관계에 있었습니다.

 

 아래 그림 오스트리아 밀렌도르프의 여인상 은 BC 3만년 의 조각으로서 다산(多産)을 기원하는 의미라고 하겠습니다.

 

 

 

 

 

 그리스 시대에 들어 오면 예술은 뮤지케보다 테크네가 강조되기 시작합니다.

 

전통적인 관념철학의 핵심은 존재론, 인식론, 실천론의 세가지 입니다. 존재론이란 모든 존재의 원천을 중심과제로 삼는 형이상학이고 인식론은 진리는 이성으로 인식된다고 하는 것이며 실천론은 어느 목표에 이르는 과정 즉 방법론을 말합니다.

 

동양철학과 서양 철학을 비교해 보면 서양 철학이 인식론이 강한 반면 동양철학은 존재론 과 실천론이 강하다고 하겠습니다.

 

서양 철학은 쏘크라테스의 존재론으로 시작 되었습니다. 인간의 질서를 처음으로 연구한 것이 쏘크라테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전주의 예술의 근간은 플라톤의 사상입니다.

 쏘크라테스는 본인이 직접 저작은 남긴 것이 없고 제자인 플라톤이 스승이 죽는 것을 목도하고 스승을 주인공으로 하여 그의 철학관을 저술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프라톤의 '두 세계 이론'으로서 이 세상을 현상과 이데아로 구분하고 육체를 타고 난 인간은 배후 이데아를 동경하는 로고스적 존재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의 '두 세계 이론'에 의하면 예술의 지위는 존재론적 / 가치론적 측면에서 이중의 타락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즉 침대 하나를 예를 들면 인간은 이데아의 침대를 모방하여 만든 목수에 해당하고 목수가 만든 침대를 다시 흉내내어 그리는 것이 예술이라는 식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헬레니즘 시대에 들어 오면 플라톤의 제자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과는 달리 질료(質料)와 형상(形象)을 분리하지 않고 현상세계에서의 일치와 변화에 주목하고 있어 모방 개념의 긍정적 측면을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그리스 문화의 유산을 그대로 이어받은 로마는 정복자로서의 위용과 실용성을 강조하여 뮤지케보다는 테크네가 강조되고 있습니다.

 

즉 그리스 시대 예술은 뮤지케(Musike)적이어서 신전을 짓더라도 절벽이라든지 아주 높은 산 꼭대기 처럼 신과 접촉하기 쉬운 곳에 지었는데 로마의 초상조각, 콜로세움 ,판테온 등을 보면 도심 한 가운데 매우 실용적으로 짓고 있습니다.

 

 

 

 

 

 

 

 

 

에피쿠로스 학파를 쾌락주의로 번역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고통의 부재로부터의 행복을 찾는 이론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죽음은 아무것도 아니다 라고 생각하고 사후 세계를 부인합니다. 안심의 철학이라고 할 수 있고 행복은 평정심에서 온다고 합니다.

 

반면 스토아 학파는 운명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냉철한 이성을 추구합니다.

로마를 그렇게 오랫동안 지탱한 정신적 지주가 바로 스토아 학파의 철학적 배경인 것입니다.

 

밀라노 칙령으로 기독교가 공인되고 비잔틴 제국이 형성되면서 신(神)을 중심으로 하는 철학이 중세에 들어 서게 되는데 이 중세가 자그만치 천년동안이나 지속됩니다.

 

중세에 들어오면 빛의 철학자 플로티누스의 하강(유출)과 관조의 정신을 통해 예술의 지위를 향상시킵니다.

그리스인들이 아름다움의 원인을 균제(均齊)로 보았다면 중세인들에게 그 비례는 신적(神的) 후광이 비친 결과물에 불과합니다.

 

르네상스 이후에 들어서서 비로소 순수 예술이 등장합니다.

전 근대인들은 존재와 당위, 과거와 현재, 차안과 피안의 경계가 모호하였습니다.

 

그로 인해 태생적 규범적 당위적 공동체적 위계관계를 통해 포섭된 자로서 스스로를 이해하고 개별의 원리는 잘못된 독단의 출현, 타락의 결과로서 이해하고 있습니다.

 

즉 중세에는 개인이란 없던 개념입니다.

 

근대인들은 피안의 질서가 가진 인간적 기원을 자각하게 되면서 스스로를 개인이라고 칭하게 된 것이지요.

 

 14세기 이후 등장한 상업의 발달,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인간위상의 변화등을 통해 전근대의 피안모방적 행위화 예식등은 허영적인 관습으로 이해 됩니다.

 

자연의 질서와 공통체의 질서가 구분되고 차안과 피안을 연결시켜주는 초자연적 권위가 상실 됩니다.

 

이로 인해 예술 역시 자유로운 소재와 형식을 통해 후원자를 자처하는 신흥 부르조와들과 함께 새로운 문화를 이끌어 나가게 됩니다.

 

예술가가 지식인의 위치로 위상이 격상되는 것도 이 때입니다.

 

형(形)과 색(色)이 아닌 공간(空間)을 구현한 르네상스 인들을 필두로 순수 예술의 시대가 개막하게 된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이글은 서울대학교상과대학 17회 포럼에서 강의한 내용을 심명기 동문이 요약한 것입니다. 

 

연 사 : 도 승 연  박사

          뉴욕 주립대 철학 박사

          광운대학교 철학과 교수

 

블로그 주인 추기 :

 

그리스 철학의 이데아는 이성(理性)의 작용으로 얻는 최고의 개념이다. 선의(善意) 이데아는 철학의 최고 목표다. 바티칸 시 박물관에 있는 아폴로 신 석상, 라오콘 상, 페르세우스 석상 등을 보면 남성미의 극치를 볼 수 있다. 고대 그리스 남자들이 이처럼 건강미가 넘쳐흐르는 최고의 남성미를 갖춘 사람들이 존재했을까? 의심을 했다.

 

그러나 도승연 박사는 이상적인 최고의 남성상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해준다. 최고를 추구하는 철학사상이 있어 이런 조각들이 만들어진 것이다. 실제로 이들 조각상처럼 남성미가 넘치는 남성들이 존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리스 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원반 던지는 사나이도 이상적인 남성미를 극대화한 작품이라고 도승연 박사는 말한다.

 

 

 

여기를 클릭하면 남성미의 극치를 보여주는 라오콘 상, 아폴로 신상, 다비드 상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