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선진과 통일인가 ?
연 사 : 박 세 일 (朴 世 逸) 박사
일 시 : 2011년 9월 6일 (화) 08:00~10:00
장 소 : 메모리스 웨딩 홀
* 미국 Cornell 대학 대학원 경제학 석사 박사
* 대통령 정책기획수석
* 한나라당 여의도 연구소장 ,정책위 의장
*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
* 현 한반도 선진화 재단 이사장
여러분들은 지나온 반세기 동안 우리나라 산업화에 결정적 기여를 해 오신 분들인데 후배가 이자리에 선 것은 현재 우리나라의 실정이 조국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여러분 선배님들이 다시 한 번 새로운 역할을 해 주시기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100 여 년 전 1897년 고종은 나라의 자주 독립과 근대화라는 양대 목표를 위하여 제국화(帝國化)의 꿈을 펼쳤으나 13년 만인 1910년 나라를 잃고 그 꿈을 접어야만 했습니다.
1945년 일제로부터 해방은 되었지만 국토가 분단되었고 1960년에 비로소 근대화를 시작한 우리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어, 이제는 중진국 중 선두주자의 자리에 와 있는데 앞으로 21세기 우리의 꿈은 선진화와 통일입니다.
사실 선진화의 꿈은 100 여 년 전 암울한 역사 속에서도 있었습니다. 1907년 대구에서 시작한 국채보상운동의 선언문 말미에는" 자유인"이 되는 것과 "상등국가"가 되는 것을 희망한다고 명시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가 후진국에서 중진국으로 되는 것은 짧은 기간 안에 성공했지만 중진국에서 선진국이 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세계사에서 지난 100년 동안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진입한 나라는 일본과 아일랜드 뿐입니다.
1900 년대 아르헨티나는 경제력이 프랑스보다도 높은 세계 10대 경제대국이었습니다. 당시 유럽에서 신대륙으로 이민을 떠날 때 북미의 미국과 남미의 아르헨티나 중 어느 나라를 선택해야 하는가가 고민이었는데 지금이라면 국민소득 U$ 47,000 의 미국과 국민소득 U$ 7,600 의 아르헨티나 사이에서 고민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애 써 중진국이 되면 민주주의가 과잉이 되어 바로 정치가 포퓰리즘에 빠지게 됩니다. 결국 중진국에서 선진국이 되는 과정에서 최대의 결정적 장애는 포퓰리즘이고 그 산 증거가 아르헨티나입니다.
우리나라는 복지 예산이 28%로서 국방비의 2 배입니다. 그렇지만 사각지대가 있어서 이를 조정하려고 노력해야 하는데 지금 이 복지 예산을 더 늘리자는 것이 정치권의 화두입니다.
저는 복지문제는 3 가지로 분류된다고 봅니다. 첫 째는 민족 복지인데 아프리카보다 낮은 북한 동포의 복지 문제입니다. 둘째는 국민 복지입니다. 성장과 일자리 창출이 있어야 복지 수준을 올릴 수 있는데 성장을 도외시한 복지의 향상은 연목구어입니다. 셋째가 계층 복지인데 세금을 거두어 병들고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하는 사회보장제도입니다.
우리들은 현재 첫 째와 둘째의 큰 복지는 안중에도 없고 세 번째 작은 복지문제에 있어서 보편 복지를 해야 하느냐를 놓고 정치권이 시끄럽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의 새마을 운동이 성공한 것은 모든 농촌에 무조건 지원하는 보편적 지원보다는 술 담배 노름을 끊으려고 노력하는 마을에게만 선택적으로 지원을 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해방 이후 최대의 포퓰리즘 산물은 "수도이전"이었고 두 번째가 "보편 복지" 입니다. 포퓰리즘은 한 번 빗장이 풀리면 걷잡을 수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수도 이전문제로 국론이 분열되었고 보편 복지에 열광하는 젊은 애들이 광화문에 몰려 나와 해방구를 형성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저는 선진국이 되는 것은 세 번째의 작은 복지 문제보다는 첫 번째와 두 번째의 큰 복지문제를 해결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 큰 복지 문제인 민족 복지는 "통일"이 되어야만 해결됩니다.
박 정희 대통령 시절에는 워낙 국민 소득이 낮았을 때이어서 "선 건설 후 통일"로 통일문제가 뒷전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 국력이 상당히 신장되어있습니다 . 세계 220 개의 나라중 경제력은 13위이고 무역량은 9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일에 대한 의지는 보이지 않고 단지 분단 상태를 관리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어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우리가 통일문제에 수수방관하고 있는 사이에 중국은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나 대국화의 길을 무섭게 달리고 있습니다. 중국은 최근 20년간 군사비를 16배로 늘이고 2009년 이후에는 군이 주도하는 강경노선으로 선회하여 대륙세력에서 해양세력으로 내 닫고 있습니다 . 지니계수(Gini Coefficient)가 0.4 정도면 폭동이 일어날 수준인데 중국은 현재 0.5 입니다. 미국이 상위5% 인구가 국부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상위 1%가 국부의 41%를 점유하는 분배의 불평등이 심각하여 매년 10만 건 이상의 폭동이 일어나고 있는데 언제 천안문 사태가 다시 일어날지 몰라 전전 긍긍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집권층은 국내문제의 어려움을 타파하기 위하여 민족주의 감정을 부추겨 팽창주의로 나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중국이 대양세력으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교두보가 필요하고 그 교두보는 북한을 중국화함으로써 구축할 것이고 동해에 중국의 군함이 들락거리면 남한은 섬이 되 버릴 것이고 한 걸음 더 나아가서는 남한의 중국화까지도 넘볼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과거 1,000 년 이상 중국의 변방 속국으로 시달려 오다가 겨우 1894년 청일전쟁 후 시노모세끼 조약(下關條約)에서 "독립" 을 얻었는데 잘 못하면 다시 중국의 종속하에 들지 모릅니다.
우리가 통일문제에 손 놓고 있으면 중국은 북한을 "제2의 티베트"로 만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저는 1948년에 태어난 건국동인데 통일문제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것은 노무현 정권 중반에 역사청산위원회가 과거와의 전쟁을 벌인 직후입니다.
3년 전 안식년을 이용하여 스탠포드에 갔을 때 외국의 전문가들 중에는 북한의 개방 개혁을 중국에 맡기자는 주장을 펴기도 하고, 대한민국 정부는 과연 통일을 원하고 있느냐고 질문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또 그 다음 해 중국에 갔을 때는 일본 전문가가 북한의 핵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중국이 북한을 접수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를 펴기도 하여 이러한 주장들을 논리적으로 반박하지 않으면 큰 일이 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한반도의 미래구상을 만들어서 주변의 강대국들을 설득하고 한반도의 통일이 주변나라에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의 미래를 위해서도 동북아시아와 세계 평화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주장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외국의 전문가들이 과연 대한민국이 통일을 원하고 있느냐고 묻는 것은 지금까지의 우리나라 대북 정책이 "분단 관리" 즉 북한의 정권과 마찰 없이 지내는데 주력하고 적극적인 통일에 대한 청사진을 내 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통일이 얼마나 중요하냐? 라는 질문에 대해서 1994년 조사에서는 국민의 91% 이상이 통일은 대단히 중요하고 반드시 해야 한다는 답을 했는데, 2007년 조사에서는 64% 이하로 현저하게 떨어졌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느냐 하면 대한민국의 정치권이 그동안 대북문제를 적극적인 통일의 운동으로 발전시키려는 노력보다는 국내의 정치투쟁 과정에서 하나의 수단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 정권과 잘 사귀기 위하여 지난 10년 동안 8조원이라는 돈을 썼는데 이 돈을 북한 동포의 마음을 사는 일에 썼으면 벌써 통일이 되었을 지도 모릅니다. 현재 2만여명의 탈북자들 중 반 정도는 북한 주민에게 돈을 보내고 있으며 50만명의 중국 동포들이 북한 주민과 교류를 하고 있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북한 주민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을 벌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국력에 있어서 열세인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것은 통일에 대한 의지가 백제나 고구려보다 더 강했기 때문입니다. 신라인들은 호국불교 사상을 바탕으로 나라사랑 화랑정신으로 무장하고 신라가 세계의 중심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골드만삭스에서는 대한민국이 통일만 되면 미국 다음 가는 국력으로 동북아의 중심국가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 동안 우리는 바람직한 통일정책을 만들고 적극적인 통일외교를 통해 유리한 통일환경을 조성하려는 노력과 헌신과 열의가 매우 부족하였습니다.
앞으로 10~15년 내에 대한민국이 선진국에 진입하지 못하면 더 이상의 기회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또한 그러지 못하면 우리의 후손들에게 추락하는 중진국 내지 후진국을 물려주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10~15년 내에 인구구조의 변화가 시작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10년 안에 대한민국의 생산인구(15세~65세)가 줄어들고 13~15년 정도가 지나면 대한민국의 총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합니다. 총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하면 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는 경제구도를 갖기가 어려워집니다. 총 인구가 줄어드는 것만으로도 성장률이 1% 이상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통일의 시대가 선진화의 시대라면 선진화의 결정적 장애물인 포퓰리즘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런데 오늘 날의 정당들에서는 이러한 통일에 대한 소명의식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민주당은 민노당의 제2중대가 되고 잘 못하면 한나라당까지도 민주당의 제2중대가 될지도 모르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가 개인이나 정파적 이익을 떠나 국가의 미래를 중심에 놓고 생각해야 합니다.
선배 여러분들도 각자의 지식과 경륜을 활용하여 후배들에게 통일에 대한 소명의식을 전수 시켜주기를 바라는 것이 오늘 후배인 제가 여러분 앞에 선 이유입니다.
기업계와 종교계는 그 동안 우리나라의 자유 시장 경제체제 안에서 프리 라이딩(Free Riding) 을 해 왔는데 보수의 가치를 지키는 청년 보수의 등장에 대해서는 투자가 소홀한 느낌이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부터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우리나라를 선진국과 통일국가로 만들 수 있느냐가 결정될 것입니다. 그 속에서 우리가 얼마나 적극적인 메시지를 가지고 노력하느냐에 따라서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우리가 반드시 성공해서 지금부터 100년 후 22세기에 이 땅에 사는 우리 후손들이 “100년 전에 우리의 선배들이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서 중진국까지 올라온 대한민국을 한 단계 더 뛰어오르게 만들었고,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실패한 선진화에 성공했으며, 오랜 분단의 고통을 넘어서서 통일까지 이루었다." 고 칭송하는 날이 저는 반드시 오리라고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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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서울대학교 상과대학 17회 주최 포럼에서 강연한 내용을 심명기 동문이 용약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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