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차세대 지도자와 한국의 선택 - 정종욱 박사
오늘 강의 제목은 중국의" 차세대 지도자와 한국의 선택" 이란 무거운 테마이지만 가벼운 이야기부터 하겠습니다. 덩샤오핑(鄧小平)의 아들 사랑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덩샤오핑이 문화혁명 당시 실각하여 자식들과 헤어져 오지인 쟝시성(江西省)에 쫓겨나서 울분을 삭이고 있을 때 마지막으로 마오쩌둥(毛澤東)에게 간절한 편지를 썼습니다. 편지의 내용은 우리 노부부의 마지막 소원은 불구가 되어 어딘가 살고 있는 큰 아들을 만나 간호를 하면서 생을 마감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편지가 마오쩌둥에게 전달되어 큰 아들을 만날 수 있었고 그를 간호하면서 돈이 궁하여 좋아하던 담배까지 줄였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덩샤오핑의 막내 딸 덩룽(鄧榕)이 쓴 책 "불멸의 지도자 덩샤오핑"에 실려 있는데 제가 중국대사를 하고 있을 때 중국 장애인 협회 회장을 맡고 있던 그 큰 아들 덩푸팡(鄧朴方)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는 휠체어에 앉은 채 대화를 나누었는데 기골이 장대하고 얘기도 잘하였고 당시 새무얼 헌팅턴이 새로 낸 책 " 문명의 충돌" 을 이미 읽고 그에 관한 제 의견을 물었던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세번이나 숙청을 당하고 정계에 복귀한 덩샤오핑은 문화혁명을 겪으면서 정치적 안정이 무엇보다도 긴요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으며 정권이 평화적으로 교채되려면 종신제를 폐지하고 년령 제한을 두고 임기를 보장하여야 한다고 믿고 그대로 실천에 옮겨 중국의 개혁 개방과 근대화의 업적을 쌓았습니다.
중국은 내년에 제 18차 공산당 전당대회가 열리면서 제 5 세대 지도자가 등장합니다. 최고 권력기관은 정치국 상무위원회인데 9명의 상무위원으로 구성되어 민주적으로 운영되며 투표도 하는데 내년에 후진타오(胡錦濤) 등 제 4세대 지도자들 7명은 모두 교채되고 시진핑(習近平), 리커창(李克强) 2명은 남게 됩니다.
제 5세대 지도자들은 일단 덩샤오핑과는 관계가 없이 내부에서 추대 되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제 3 세대 장쩌민(江澤民) 은 천안문 사태 당시 샹하이 당서기에서 덩샤오핑에 의하여 발탁된 사람이며 제 4 세대 후진타오도 티벳에서 두 단계 특진하여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임명된 케이스입니다.
당 총서기가 될 시진핑은 1953년생이고 국무원 수석부통재 리커창은 1955년생이어서 내년 2012년에는 각 각 59세, 57세가 되며 10 년 후 2022년 에는 69세,67세가 되어 70세 연령제한에 걸리게 됩니다.
덩샤오핑의 근대화 3 단계는 (1) 온포(溫飽) (2)소강(小康) (3)대동(大同) 이라고 합니다.
온포는 따뜻하게 입고 배부르게 먹는다는 것으로 덩샤오핑이 죽기 전에 달성을 하였습니다.소강은 다소 여유가 있어 휴일도 즐기는 중산층 사회를 말하는데 제 5 세대가 끝나는 2022년에는 전면적 소강 사회가 달성되리라고 전망됩니다. 대동은 최 선진국 사회를 말하는데 2050년경에는 가능하지 않을 가 생각됩니다.
지난 달 한 여론조사의 결과에 의하면 중국의 성장 장애 요인이 빈부 격차와 부정부패 두 가지로 집약되었습니다.
사회주의라는 간판 아래에서 빈부 격차가 심해 져 지니계수(Gini's Coefficient)가 세계에서 제일 높고, 정경 유착이 심하여 당원의 3분의 1 정도가 처벌을 받을 정도입니다.
즉 정치적 권력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이 정경유착 부정부패는 줄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제 5 세대 지도자들은 60년대 출생으로 우리의 386 세대와 비슷합니다.
중국의 386 세대는 스스로 불우한 세대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문화혁명 10년간 대학이 문을 닫아 하방(下放) 후에 70년대에 대학에 들어가 졸업기준으로 보면 82학번이 됩니다.
조사에 의하면 중국의 차관급 이상 고위 공직자 중 82학번이 40 %를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들 82학번의 대학생들은 30:1의 경쟁을 통해 선발된 우수한 인재들로서 스터디 그룹을 구성하여 금서도 읽고 헌법이나 인권에 관한 논문도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것은 제 4 세대 지도자 정치국원 9명은 대부분 이공계 엔지니어 출신인데 제 5세대 지도자들은 사회과학 전공자들이어서 의식구조가 다를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시진핑은 칭화대학 경제학 박사이고 리거창은 북경대학 시회과학 전공입니다 .
제 5 세대가 끌고 가는 중국의 향후 10년은 한국의 입장에서는 잘 되도 문제이고 잘 못되도 문제가 되는 상항이라고 보여 집니다.
중국 화교 출신 리광요 수상도 중국의 부상은 막을 수도 없고 막지도 말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강대국으로서의 중국을 받아 들여야 한다는 뜻입니다.
북한 문제와 관련하여 제가 지난 6월 워싱턴에서 가진 몇 차례 인터뷰에서는 중국과 북한의 관계가 순치(盾齒)관계는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미국의 안보 담당자의 말을 들어보면 중국의 지도자들도 북한의 지도자를 믿을 만하지 못하다는 속내를 보였고 북한도 중국과 거리를 두고 싶어한다고 합니다. 북한 문제에 대하여 『출구는 없다(NO EXIT)』는 책을 펴낸 조너선 폴락의 주장이 그렇습니다. 북한이 핵을 개발하거나 미국에 접근하는 것도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는 게 그의 결론입니다.
과거에는 소련과 중국을 이이제이(以夷制夷)했는데 지금은 미국과 중국을 이이제이한다는 뜻입니다.
중국의 한반도 통일에 대한 여론 조사에 의하면 지지가 36%, 반대가 11%, 중립이 50% 이상입니다.
제가 중국대사직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중국 외교부 고관과 식사를 했는데 그의 생각은 한반도 통일은 평화적으로 이루어지고 중국에 비적대적이고 통일된 정부가 중국과 대결하는 제3국과 제휴하지만 않는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하고 있습니다.
내년이면 한·중 수교 20년입니다. 그동안 중국은 우리에게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끊임없이 제기됐지만 명쾌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존재하는 한 한미 동맹은 지속되어야 하는 상항에서 앞으로 한·중 관계에서 명쾌한 답을 찾기보다는 다양한 전략적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하는 게 우리가 취해야 할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이글은 서울대학교 상과대학 17회 모임 포럼에서 강의한 내용을 심명기 동문이 요약한 것입이다. 이곳에 전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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