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곽수일 교수님의 부르심을 받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오늘 제가 말씀 드릴 것은 한국 사회의 질적 발전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우선 대한민국은 선진국인가 ? 라는 질문을 통해서 우리 사회의 질 (Social Quality)이 어느 수준인지를 가늠해 보고, 가능하다면 그 대안을 찾아보는 순서로 진행하겠습니다.
저는 요즘 외국에 나가면 선진국에서 온 교수로 대접을 받곤 합니다.
슬로바키아에서는 삼성 넷북과 전화기 때문에, 중국 장춘의 길림대학에 가면 현대자동차와 한국의 IT제품을 통해서 한국을 부러워하고,또 태국에 가면 자기 딸이 동방신기의 열열한 팬이라고 하는 교수를 만나기도 합니다.
IMF기준으로 1인당 국민소득 2만 불의 나라는 서방 선진국 29개국 외에 아시아에서는 우리나라 외에 일본 대만 홍콩 싱가폴 만 여기에 포함 되어 있고, OECD 회원국 30개 나라에는 아시아에서 한국과 일본만 들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국민의 70~80 %가 우리는 아직 선진국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으니 그 이유는 어디에 있을 가요 ?
사회의 질( Social Quality)에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OECD국가중 연평균 노동시간은 1,2위를 다툴 정도로 길고 ,자살율은 세계1위,주관적 삶의 만족도라고 하는 행복감의 순위는 슬로바키아 바로 위의 최하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세계 유례가 없는 성장을 이룩한 우리나라가 행복을 가져오지 못하는, 이른 바 “성공의 역설(Paradox)”을 경험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사회의 메가트렌드(Megatrend)를 보면 한마디로 헝그리(Hungry)사회에서 앵그리(Angry)사회로 변모하였다고 말 할 수 있습니다.
사회의 질(Social Quality)이란 사람들이 얼마나 물질적 환경적 자원에 접근 가능한 가,사회적 관계가 얼마나 공통적 가치 규범에 기반을 두고 있는 가 그리고 개인의 역량과 능력발휘가 얼마나 북돋아 지는 가 등을 말하는데 서울대학교 사회발전 연구소에서 연구한 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지난 10년간 “불신”이 이 “사회의 질”을 끌어 내린 주된 요인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1981년부터 2004년까지 주요 기관에 대한 신뢰도 변화를 보면 지수 28.0이었던 정부가 -14.2로, 12.2이었던 정당이 -27.4로 대폭 떨어지는 등 사법부,언론, 시민단체 ,대기업, 대학교등에 대한 신뢰도가 대체로 떨어졌다는 것이 이 연구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규모 사고와 재난, 비정규직의 증대, 주택가격 폭등 등은 “안심”보다는 “불안”을 증대시켰고 , 정부에 대한 불신,부패는 사회적 불신감을 높이고 경제적 양극화는 사회갈등을 증가시키고 있습니다.
민주주의의 질적 수준을 가늠하는 오소리티 트렌드(Authority Trend)를 보면 대통령이 누군지도 모를 정도로 민주화된 덴마크를 10으로 볼 때 한국은 여러분들이 실제로 경험한 바와 같이 1948년 이래 드라마틱한 부침을 거쳐 현재 민주화 9 정도에 올라 있고 중국은 1946년 이래 일관성 있게 -8정도에 머물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타문화에 대한 개방성이 OECD 30개국 중 29위를 달리고 있고, 양성 평등을 포함한 사회적 공정성도 최하위를 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성공의 역설(Paradox)인 불신사회를 어떻게 성숙 사회로 변모시킬 수 있느냐 하는 것인데 이 문제는 추상적이기는 하지만 역동적 균형 (Dynamic Balance)을 이루어 나가는 길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위 그림은 세잔느의 노란 의자에 앉은 세잔느 부인인데 아무리 오래 보더라도 싫증이 나지 않는 그림으로 유명합니다. 그것은 부인의 얼굴이 아주 예쁘지도 않고 또 추하지도 않으며 의자와 벽면,그리고 색조의 처리가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미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우리도 세계 최장시간 일하는 국가에서 여가시간과 균형을 이루는 사회로 변모시키는 것과 같은 균형을 모색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풍요의 개념에 있어서 재화는 물질재( Material Goods)와 위치재( Positional Goods)로 구분 되는데 의식주가 해결 되고 나면 상대적인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니만큼 성장과 분배의 균형을 이루어 나가는 것이 긴요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균형을 이루어 나아가야 할 분야는 이 외에 이상주의와 현실주의, 대기업과 중소기업, 미래세대와 현세대 , 인간과 자연, 남성과 여성 등 다양합니다.
각 분야에서 역동적 균형을 모색하는 것이 투명성과 신뢰성을 회복하여 성숙된 사회를 만드는 것이고 이것이 곧 매력국가가 되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연 사 : 이 재 열 (李 在 烈) 박사
*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졸업
* 미국 하바드 대학 사회학 박사
* 서울대학교 사회발전 연구소 소장 역임
* 현 한국사회과학자료원 집행위원장
미래기획위원회 민간 위원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이글은 2011년 4월 12일 서울대학교 상과대학 17회 포럼에서 강의한 내용을 이곳에 전재한 것이며, 심명기 동문이 강의 내용을 요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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