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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샘

한류 로드 - 최광식 전 문화체육부장관

 

한류 로드 - 최광식 전 문화체육부장관

 

큰 형님(최경식 동문) 친구 분 들 앞에 나와 강의를 하게 되어 떨리고 영광스럽습니다.

오늘 강의 제목으로 “한류 로드”라고 한 것은 과거에 “실크 로드”를 통해서 동서양간에 문화가 교류되었는데 그 당시 문화 수입국이던 한국이 이제는 문화를 수출하는 나라가 되었다는 자부심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고대사 교수인 제가 2008년부터 약 5년간 문화부문 공직자 생활을 하였으며 그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우리문화의 다양화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한류(韓流)라는 용어는 1999년 5월 중국의 청년보라는 잡지에서 처음 등장하였습니다. 저는 당시 북경대학에 교환교수로 가 있을 때인데 “사랑이 뭐길래” 라는 드라마가 3번이나 재방송 되면서 10억명 정도의 중국인이 시청하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한국인을 업신여기던 일본사람들도 NHK 가 겨울소나타를 방영하여 시청율 24 %에 달함으로써 그 이후 조사에서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가 26% 로 상승한 바도 있습니다.

드라마 “대장금”은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를 넘어 중동에 까지 열풍을 일으켰는데 이란에서는 대장금 시청률이 무려 85 %에 달하였고 주몽 시청률은 86 %까지 되었으니 그 위력은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제가 국립박물관장으로 있을 때 페르시아 문명전을 하면서 이란 장관을 초대하였는데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여 대장금의 이영애 면담을 희망할 정도이었으니까요.

이때까지 만 해도 지상파 중심의 한국 드라마는 유럽에서 겨우 헝가리 정도까지만 알려져 있고 본격적인 시장인 유럽에는 발을 들여 놓지 못하고 있었는데 SNS 와 U-TUBE 덕분에 이제는 파리로부터 시작하여 런던, 뉴욕, 러시아, 중남미까지 한류가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모스크바에서의 K-POP이 얼마나 대단한지 제가 모스크바를 방문하였을 때 동방신기, 샤이니를 보내달라는 플래시 몹(Flash mob)에서 젊은 여자 대표가 한국어로 저한테 이야기를 할 정도였습니다.

K-POP 이 좋아서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이 늘어나는 현상이 생겼으며 “뽀로로”는 영국의 10대층에게까지 인기가 대단합니다.

 

미키마우스, 바비인형이 미국을 상징하듯이 뽀로로가 한국을 상징하게 되었고 세계적인 구글 아트프로젝트에서는 아시아에서 중국, 일본을 제치고 유일하게 한국의 국립박물관을 별도로 소개하고 있는데 소위 한류 덕분에 한국에 대한 접속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작년은 우리나라가 문화콘텐츠 수출국으로 전환된 해인데 여기에는 싸이의 기여가 커서 훈장도 수여하였습니다.

 

 선진국이란 문화를 수출하는 나라라고 보는데 우리도 이제는 미국,영국,불란서,독일,스페인,러시아,중국,일본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관광객이 매년 100만명씩 늘어나는 것도 한류덕분이고 한류가 진출한 나라와 진출하지 못한 나라의 수출고가 극명하게 대조되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연전에 대통령을 수행하여 이란을 방문했을 때 현지에서 한국 자동차 매출이 일본을 앞질렀다고 무척 고무되었는데 그 것도 85%에 달하는 한국 드라마 에 나오는 광고를 우리가 차지하게 되었기 때문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문화 수출 100 $는 상품 수출 412 $ 와 맞먹는다고 합니다.

이러한 우리 한류를 지속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성공의 비결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는데 저는 대장금이나 주몽과 같은 사극을 보면서 소재와 모티브를 전통에서 찾아서 보편성을 확보하는데 있다고 봅니다.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등도 신화에 판타지를 가미시킨 것입니다.

고대 축제를 박사논문 주제로 한 저는 우리나라 K-POP가수들의 공연을 보고 중국인들이 동이족 제천대회를 묘사한 글을 떠 올렸습니다.

 

춤을 출 때 북방민족은 발을, 남방민족은 손을 많이 쓰는데 한국민족은 손과 발을 함께 사용합니다. 서양에서는 singer와 dancer가 분리되는데 우리는 가무를 함께 하고 방 방 뛰는 것을 특징으로 하고 있는데 이는 무당의 굿처럼 한국적 신명이 들어가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고구려 시대에 이미 우리는 girl group이 있었던 것입니다.

 

천재 화가 이중섭도 소년의 얼굴은 국립박물관에 있는 청자 문양에서 모티브를 찾은 것이며 피카소의 3 D 적 천재성도 이집트 미술에서 모티브를 차용한 것으로 봅니다.

즉 법고창신(法古創新창) 정신입니다.

이 법고창신의 정신을 살린 것들의 예로 “뿌리깊은 나무” 와 “해를 품은 달” 등 퓨전사극이 있는데 이는 외국 수출을 위해 단순한 사극에 현대적 픽션을 가미한 것입니다.

 

 국립 박물관에 청자 기화 정자를 설치하고 G-20 정상회의 만찬을 개최하여 한국은 전쟁에서 일어난 신흥 개도국이 아니라 문화가 찬란한 나라라는 인식을 외국 원수들에게 각인시켰습니다.

K-POP 가수 중에서도 원더걸스가 서양을 따라 한 fast follower 라면 싸이는 한국의 독특함을 내포하고 있고 함께 신들린 것처럼 춤을 추는 공민지가 공옥진의 손녀라는 사실도 주목할 만합니다.

그리고 싸이가 의도 했던 안 했던 북한의 4-15 태양절을 맞이한 한국의 전쟁분위기를 취재하러 왔던 외신기자들이 이틀 전인 4월13일 “젠틀 맨”을 전격 발표함으로써 북한은 광분하지만 남한은 젠틀하다는 인식을 심어 준 결과가 되었으니 국익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된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조각보가 한국 문화의 대표상품이라고 보고 비빔밥이 한국의 문화를 잘 나타낸다고 봅니다.

문화체육부 산하에 종무분야가 있는데 우리나라에 무당이 20만명이나 있고 10만명이 활동 중에 있으며 압구정동에도 그 비싼 임대료를 내고 무당이 영업을 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인도를 발상지로 하는 불교가 중국에도 별로 융성하지 않은데 우리나라에 1200만 신도가 있고, 중국에서 시작한 유교도 한국에서 꽃을 피워 성균관 석전대제에 공자의 종손이 참석해서 이걸 배워서 내년부터 중국에서도 조상에 대한 제사를 지낸다고 하고 있습니다. 천주교도 540만 신도가 있고 요즘은 유럽에 오히려 수녀를 보낼 정도가 되었으며 기독교도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흥성하고 있듯이 외국에서 시작된 문화가 한국에서는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종교전쟁을 치루고 있는 이스라엘에 비해 우리나라는 여러 가지 종교가 화평을 이루고 있습니다.

우리의 한류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외국의 문화도 흡수하는 상생 조화의 정신이 필요하며 그런 의미에서 다문화 가정에 대한 관심도 더 개방적으로 진작시켜야 된다고 하겠습니다.

 

시간 관계상 오늘 강의는 여기서 줄이겠지만 제가 "한류로드"라는 책을 펴 낸 바 있으므로 나머지는 이 책을 참고로 하여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글은 서울대학교 상과대학 17회 2013.5.7.포럼에서의 강의 내용을 심명기 포럼회장이 요약한 것을 이곳에 전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