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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일 토요일 아침 날씨가 쾌청하고 바람이 없어 아침 8시 반경에 카메라를
들고 다시 벚꽃축제 현장을 찾았다. 사람도 별로 없고 바람이 잔잔해서 사진
촬영여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아침햇살을 받은 벚꽃들이 방긋방긋 웃는 것 같다.
작은 벚꽃송이들이 한데 모여 서로 몸을 밀착시키며 큰 꽃다발을 만들어서 아름
다움을 뽑내는 것이 벚꽃의 특징인 것 같다. 잔잔한 바람에 살살 흔들리는 꽃다발을
바라다보면 마치 어린이 꼬마 7공주, 아니 21공주가 웃으며 노래하는 것 같은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4월 12일과 너무 대조적인 느낌을 준다. 역시 아름다움은 비교감상 에서 그 진가를 느낄 수 있나보다. 오늘 아침은 하얀 벚꽃이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
다운 햇볕을 반사시킨다. 나이 많은 전문 사진작가 분들이 눈에 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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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의 벚꽃나무도 크게 자랐다. 거대한 나무가 온통 하얀 작은 꽃들로 꽉 채
워져 위로 쳐다보면 하늘 구멍이 작아 보인다. 화려하고 사치스러워 보이기까지하는
그 벚꽃 터널 속을 걷는 감회가 해를 거듭할수록 새로운 아름다움을 찾는 것 같아
즐겁다. 인파가 적은 아침의 벚꽃 터널 속을 걸으면 화사하게 장식한 꽃들이 나를
환영해주는 느낌이며 개선장군이 즐겁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상하좌우를 늠름하게
돌아다보며 걷는 기분이다.







강한 햇살을 받아 눈이 부신 하얀 벚꽃은 새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볼 때가 가장
아름답다. 그리고 바람이 잔잔할 때가 가장 감상하기 좋다. 아침에 보아야한다.
조경사의 꽃 작품들이 큰 화분에 담아 전시되고 있어 관람객들을 한층 즐겁게 해
주는 것이 금년의 특징이다. 아름다운 튜립 등 대여섯 종류 꽃들을 화분에 촘촘히
심어, 사진에 담아도 하나의 훌륭한 작품이 될 수 있다. 아침햇살을 받은 튜립의
꽃잎이 투명하게 아름다운 그림자와 어울려 음과 양을 고루 갖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라난큐러스


여의도는 섬주위에 매년 정원사들이 새로운 공원을 조성해간다. 정원사들이
아름다움을 창조해가는 기술이 매년 크게 진보하는 것 같다. 산책을 하면서
그 분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유럽의 공원에는 정원사들의 동상(머리와 가슴
부분)이 있다. 평야지대라 자연의 아름다움과 접할 수 있는 곳은 공원이다.
공원을 아름답게 꾸미어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면서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도
록 해주는 사람이 바로 정원사이다. 유럽의 공원에 가면 아름다운 꽃들이 아주
추운 겨울 두어 달을 빼고는 항상 피어 있다. 정원사들의 노력이다. 개량한
아름다운 꽃들이 계속 등장하는 것을 보면 꽃이 인간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최상의 작품이기 때문인 것 같다.

조경사(정원사-gardener)의 작품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관객들이 모여든다. 젊은 부부 청춘 남녀들이 모여들면서
활기가 넘쳐흐른다. 청춘남녀들의 즐거운 표정과 애정의 표현이 부러움을 불러
일으킨다.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꽃의 아름다움을 빼놓지 않고 감상하려는 노부
부들의 여유로운 모습도 오히려 젊은이들 보다 즐거움을 만끽하는 것처럼 보인다.
벚꽃은 많은 남녀노소들이 무리를 지어 아름다움을 감상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새봄을 맞이할 수 있게 하느님께서 특별히 만들어주신 평화의 선물이다. 즐거운
웃음이 떠나지 않는 천진스러움과 아름다움에 취한 평화로움이 가득 넘쳐흐르는
인파의 대 파노라마, 여의도 벚꽃축제는 도시인들에게는 하나의 큰 축복이다.
이 축복을 놓치지 않으려고 4월 16일 토요일 하루에만 120만 여명의 인파가 벚꽃
축제에 참여했다고 한다.
여의도공원에 핀 진달래꽃을 동쪽을 향해 바라보았다. 아침햇살이 꽃잎에 뚜렷한
명암을 지으며 투명한 꽃잎으로 변해 그 아름다움을 한층 뽐낸다.

가랑코에
아침에 바라보는 꽃들과 경치가 훨씬 아름답다.
사십대 초반 나이 때에 3월 연휴를 맞아 친구들과 부부동반으로 승용차를 몰고
충무와 거제도를 관광한 적이 있다. 아침에 충무에서 서쪽으로 차를 몰아 어촌
을 찾아갔다. 바다안개가 막 가신 고요한 아침바다는 참으로 아름다웠다. 친구
들이나 부인들 모두 경탄의 말이 연속해서 저절로 튀어 나온다. 카라디오에서는
“내 고향 남쪽바다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 가고파 노래가 흘러나온다.
한 친구가 “야 우리 돈 모아서 이곳에 집하나 장만해 매년 놀러오자”는 즉흥
제안이 나온다. 아침에 서둘러 관광길에 오른 것이 이처럼 아름다운 경치를
우리에게 선물할 줄은 정말 몰랐다.
<고등학교 2학년 겨울 방학 때 초등학교 동창생 예닐곱 명이 모여 6학년 담임선
생님을 모시고 사은회를 가졌다. 선생님이 술 먹는 법을 가르쳐 준다며 선생님
집에서 저녁에 술상을 차렸다. 술에 취해 모두 좁은 방에서 잠을 잤다. 아침에
일어나 아침식사도 하지 않은 채로 선생님에게 인사를 하고 하얀 눈이 쌓인 밭
도랑 길로 접어들었다. 아침햇살이 눈부시게 눈 위를 비춘다. 뛰다 걷다를 반복
했다. 눈을 뜨기 조차 거북한 눈부신 벌판 위를 눈에 발이 푹푹 빠지는 것을
오히려 즐거워하며 달리어 갔던 기억은 지금도 너무나 생생하다. 아침햇살에
비추어진 하얀 눈벌판이 너무나도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농촌 깊은 산골마을에서 자란 나는 지금도 아침식사 전에 들에 나가서 싱그러운
공기를 마시며 낮은 둑에 핀 이슬 머금은 나팔꽃들이 아름답게 보였던 것을
기억한다.
작년 5월 샌프란시스코 관광에서도 친절하고 똑똑한 가이드 덕분에 아침 8시에
호텔을 출발하여 쌍봉우리 산 전망대에 올라 시내전경을 바라다본 것이 인상에
남는다. 동쪽으로 보이는 바다 호수( San Francisco Bay)에는 바다안개가 끼어
있지만 시내 전경은 비교적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지금도 시내전경이 아름답
게 떠오른다. 아침을 활용할 줄 아는 가이드를 만난 것이 정말 고맙다.
“아름답고 고요한 아침의 나라” 왜 조선(朝鮮)이라고 나라이름을 지었을까?
농업국가인 우리나라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 농사일을 시작한다. 아침의 농촌,
어촌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이 아닐까?
아침하늘이 가장 파랗다. 하늘에 떠있는 구름도 아침햇살을 받을 때 명암의
윤곽이 뚜렷해지고 투명하게 맑게 보인다. 들판에 벼나 채소도 아침이슬을 머
금고 아침햇살을 받을 때 이슬은 더 영롱하게 빛나고 초록색도 투명하고 아름답
게 빛을 낸다.

시네나리아
바람과 햇빛(風光)이 경치의 아름다움을 결정한다. 맑게 개인 아침에는 비교적
바람도 없다. 햇살은 투명하고 눈부시다. 대기는 고요하다. 이러한 조건들을
구비한 아침이야 말로 여행이나 관광을 할 때는 황금시간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새는 벌레를 많이 잡는다. 아름다운 경치를 보려면 아침
오전시간을 활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