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이 와해 된지 10년이 지났지만 국제 정치는 아이러니칼하게도 그 당시가 더 안정적이 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당시는 양극(兩極 ) 구조아래에서 적과 아군의 구별 이 뚜렷하여 그 해법 또한 명확하였는데 냉전이 종식된 후에는 약화된 이념(理念) 의 공백 을 무엇으로 메꾸는가? 라는 문제부터 시작하여 불안정한 위협이 다방면에서 일어나고 있 는데 이러한 안정성의 위협은 특히 동 아시아에서 심하고 그 중심에 중국이 자리 잡고 있 습니다. 따라서 저는 오늘 강의를 통하여 전반에 중국의 부상(浮上) 이 어느 정도인지 살펴보고 후 반에 우리나라의 대응책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중국어를 배울 당시 1980년에는 서울에 중국어 학원이 2개뿐이었는데 지금은 500 개 가 넘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해외여행 자중 중국이 1위이고 한국에서 제일 많이 팔리는 와 인 냉장고가 중국 하이얼 (Haier )제품입니다. 1980년 경 제가 부루킹스연구소에 있을 때만해도 미국의 중국전문가 95 %가 중국의 개혁 이 실패할 것이라고 전망하였고 1989년 천안문 사건 2년 후 소련이 붕괴 되었는데 중국 도 소련의 전철을 밟을 것으로 보는 사람이 압도적이었는데 이런 전망이 모두 오판으로 들어 나고 있습니다. 한 나라의 경제 성장에 알 맞는 인구 규모가 1~ 1.5억 이라고 하는데 13억의 인구를 갖고 있는 중국이 연평균 10 % 라는 대기록을 세울지 아무도 몰랐던 것입니다. 그 전에는 G-7 을 Rich mens club 이라고 비방하던 중국이 이제는 G-9에 가입하려 하고 있고 영향력 면에서 는 G-2 가 되려는 조짐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중국의 발전은 사실은 새삼스런 浮上이 아니라 復興 이라고 보는데 그 이유는 중국 은 이미 17 ~18 세기에 전 세계 국부의 1/3 을 점유한 제국건설의 경험이 있기 때문 입니다.1820년 세계국부의32 %를 차지했던 중국이 1973년 공산당 집권 이후 5 % 대로 떨어졌다가 2006년에는 17 %로 오르고 앞으로 2030년 경에는 25% 가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입니다. 소위 강대국의 기준은 1.능력 2.의지 3.주변의 인식 등 세 가지로 보고 있다는 것이 통설입 니다. 카나다와 호주는 대국이긴 하지만 능력(군사력) 이 약해 강대국 대열에 끼지 못하 고 있고 意志 면에서 볼 때 남아프리카와 우크라이나와 같은 나라는 核 이라는 의지를 꺾어 이제는 더 이상 강대국 대열에 낄 수 없는데 반하여 북한은 核무장이라는 意志 하나 로 강대국 미국과 14년 간이나 1: 1 담판을 벌이고 있어 약한 나라로 보고 있지 않습니 다. 강대국의 기준 세가지 중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은 다시 1. 군사력 2. 경제력 3. 대내 통 제력 4. 대외 적응력으로 세분하여 검토 하여야 하는데 첫째. 군사력 면에서는 核 戰力 이 나 在來 戰力 면에서 중국은 이미 미국으로부터 자유스럽고 둘째 경제력은 세계 4위정 도로 부상 하여 중국의 입김이 주변 나라의 경제 규범에 영향을 미칠 정도가 되었으며 셋째 對內 統制力 면에서 중국이 소련과 다른 점은 소련은 소수민족과 白系 러시아 의 비 율이 반 반 정도 이고 소수민족의 비율이 과반수인 지역이 10개가 넘었는데 반하여 중국은 漢族 : 소수민족 의 비율이 94 : 6 정도 이고 소수민족이 과반수를 차지하는 지방 두 곳 신장 과 티벳에는 엄청난 군대를 파견하여 이를 통제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소련의 전철을 밟지 않은 또 다른 이유는 소련은 통합의 역사가 100 년에 불과 한 데 비해 중국은 1000 년에 달하고 리더쉽 면에서 볼 때도 소련의 고르바초프가 욕심 많 게 경제와 정치 두 마리의 개혁을 좇은 반면 중국의 등소평은 경제 하나만의 개혁을 추구 함으로서 정치면에서의 안정을 유지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중국이 통제 하여야 할 대상은 1.농민 2.군벌 3.외세 의 세 가지인데 농민의 봉기는 하루 6건 정도의 규모가 작은 것들로서 체제를 흔들 정도의 규모에 미치지 못하고 군벌도 黨 軍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어 軍이독자적으로 힘을 못 쓰게 되었으며 外勢 로는 유일하게 미국이 혹시 대만 때문에 베이징을 공격할 가능성을 가상 할 수는 있지만 그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습니다. 지금 중국은 강대국의 마지막 기준인 대외 적응력을 키우기 위하여 동 아시아의 경제 위기 때 위엔 화를 2 ~3년간 절대 절하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다든지, 태국 등 국가에 대한 대규모 원조 약속, 아프리카 국가들 에 대한 차관 제공 등 ‘평화로운 발전’(和平發展) 및 ‘조화로운 세계’(和諧世界)라는 대외전략의 수행을 통해 중국이 국제정치의 명실상부한 하나의 축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이러한 중국의 부상에 대응하는 한국의 입장을 살펴보겠습니다. 30년이 넘는 외교 문서는 공개하게 되 있어 과거의 외교문서를 검토 한 결과 에 의하면 박정희 대통령은 당시 적대 관계하의 중국을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전격 방문한 것에 큰 충격을 받고 1972 년에는 마카오 등 6개 공관에 중국 외교관을 접촉하도록 하는 전략적 발상을 실행에 옮긴 바 있으며 그 이후 계속 관계가 개 되어 1985년 대 중국 투자 1호 한서물산 (봉제 ) 이 생겼고 1990 년 무역대표부의 설치 , 그 다음 해 한중 수교 이후 5~6년간 밀월관계가 지속되었는데 1997년 한국의 외환위기 이후 중국의 對韓 인식이 하향곡선을 긋기 시작 하였습니다. 즉 한국은 중국과 교류 초기에는 선망의 대상이었는데 외환위기 이후 중국은 韓國病 을 운위 할 만큼 Negative Example로 논급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동 아시아는 미국의 (준)동맹 유지에 대한 노력과 중국의 파트너십 구축의 모색이 충돌하 고 있는 곳 인데 동아시아 여러 국가들이 중국의 ‘부상’에 대처하는 모습을 보면 중국의 커가는 경제를 적극 활용코자 하는 관여/개입(engagement)의 방식을 대체로 공유하면서 도 크게 3개의 유형으로 나뉘어 집니다.우선, 중국의 ‘부상’에 대한 위협 인식을 크게 가지고 있어 미국과의 전략적 유대 강화를 통한 ‘세력균형’(balancing)을 추구하는 국가들이 있는데 이에는 대만, 일본, 호주 및 몽고가 속합니다. 그 반대편에는 중국의 ‘부상’에 ‘편승’(band wagoning)하려는 국가들로 미얀마, 북한, 캄보 디아와 라오스가 있고 나머지 동아시아 국가들은 대개 제3의 방식 - 즉, ‘양다리 걸치기’(hedging)
를 택하고 있는데 이들에게는 경제와 안보 양 측면 모두에서 미국과 중국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한미 동맹관계가 더 유지 되어야 한다고 보고는 있지만 우리는 미국으로 부터 7대 교역국으로서의 대우를 못 받고 있습니다. 여의도가 워싱톤을 바라보는 시각이 "50" 이라면 워싱톤의 여의도에 대한 시각은 "1" 에 가깝고 많은 관심을 평양에 쏟고 있는 실정입니다. 중국의 浮上 으로 우리나라는 두 시어머니를 두는 며느리 신세가 되고 그 두 시어머니의 나이차가 심해 한층 더 힘든 며느리 생활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위에 말한 동 아시아의 그림에서 한국의 지향점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이에 대해 크게 두 가지를 지적하고 싶습니다. 하나는 미국과의 동맹을 폐기한 후 뒤늦게 워싱턴과의 전략적 유대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필리핀의 사례를 볼 때,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핵심자산으로서의 - 특히, 지난 몇 년간 성장통을 거치며 보다 성숙해진 - 한-미 동맹 을 제대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점입 니다. 다른 하나는 현직 부총리가 대만을 방문하고도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 큰 변화를 겪지 않았 던 싱가포르의 사례를 주목해야 한다는 점이다. 끊임없이 미국과 중국에 대한 상관성 (relevance)을 창출해냄으로써 중국의 ‘부상’과 이에 대한 미국의 경계를 자신의 국익 제고 에 놀라울 정도로 잘 활용하는 모습은 우리나라가 도시국가 싱가포르에서 배워야 할 점이 라고 생각합니다. ( 감사합니다 )이글은 서울대학교 상과대학 1.7동기회에서의 서울대학교 외교학과 정재호교수의 강연을 심명기 동문이 기록한 것을 올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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