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눈꽃 핀 여의도공원의 아름다움
춥고 쓸쓸한 여의도 공원
그나마 추위와 싸워 이기며
푸르름을 자랑하는 소나무와
조릿대의 초록 잎들이 파란 하늘과
활기차게 생명력을 주고받아 공원을 찾는 이들에게
그래도 봄은 찾아 올 것이라는 희망을 주고 있었다.
밤사이에 흰눈이 펑펑 내려 아침 창문밖이 온통 하얗다.
뿌연 하늘이 포근하다.
파란하늘이면 흰 눈꽃이 만개한 공원이 더 아름답겠지.
디카를 들고 설레는 가슴으로 아침 8시반경에 공원으로 달려갔다.
평소에는 아름다움이 확연하게 구별되던 이 곳 저 곳이
온통 모두 흰 눈꽃으로 변해버려
샷터를 누르는 손가락이 쉴 사이 없이 움직인다.
흰눈의 위력이 이처럼 장엄한가 모두가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이다.
공원 구석구석을 너무 잘 아는 나이지만
모두가 아름다워 미친 듯이 사진에 담았다.
불과 한 시간 반에 80여장을 카메라에 담기는 처음이다.
소나무에 쌓인 눈의 모습은 단조롭지만
앙상한 활엽수 가지에 소복이 쌓인 하얀 눈꽃은
다양한 모습으로 아름다움을 뽑 낸다.
아직도 빨간 마가목 열매 야광나무 열매,
산수유 열매는 흰눈 속에서 더욱 빨갛게 빛난다.
젊은 연인들이 사랑을 속삭이는 공원의 의자들이 아름다웠지만
흰 눈이 하늘에서 내려와 조용히 앉아있는 쌍쌍의 의자들이 더 아름답다.
앙상하고 외롭고 쓸쓸하고 추하게 늙어가는 모양이 일순간에 없어졌다.
흰눈으로 갈아입고 눈꽃을 피웠으니 온통 아름다움뿐이다.
포근하게 감싸는 따뜻함 마저 느낄 수 있으니 추위가 멀리 가버린 느낌이다.
순간의 장엄(莊嚴)이다.
갑자기 활짝 핀 흰 눈꽃들이 여의도공원을
이렇게 아름답게 바꾸어 노을 줄은 정말 예전에 미처 몰랐다.
아름다움은 찾아 헤매는 사람에게만 다가오는 천사의 선물인가?
* * * 2006년 12월 17일(일) 아침 8시반 부터 10시 사이에 여의도공원에서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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