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 선종-사랑의 메아리가 계속 끝없이 울려 퍼져라.
2009년 2월 16일 오후 6시 12분 김수환 추기경은 선종하셨다. TV자막 뉴스로 알았다. TV,평화방송TV, 신문에서 김 추기경 선종에 관한 뉴스를 빠짐없이 보고 읽으면서 눈물을 일생일대에 제일 많이 흘렸다. 물론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장모 장인이 돌아가셨을 때에도 눈물을 많이 흘렸지만 16일 밤부터 20일 장례 날까지 계속 눈물을 흘렸으니 제일 많이 흘린 것임에는 틀림없다. 눈물은 경험에 의하면 건강하고도 연관이 있다. 요사이 나는 소화불량증세가 있다. 4.19의거 때 홍릉에 있는 대학교에서 광화문까지 걸으며 뛰며 부정선거 규탄 구호를 외쳤다. 나는 그때에도 건강이 좋지 않았다. 이승만 대통령이 하야를 했다. 그리고 하와이로 망명을 했다. 밤에 그 뉴스를 듣고 혼자 잠자리에 누어서 눈물을 많이 흘렸다. 자식도 없고, 부인도 외국인인 이승만 대통령이 너무 불쌍하다고 생각을 해서 흘린 눈물이다.
지난 1년 동안은 지방 지적측량 민사소송과 형사소송을 당하여 그 일에 전념을 하다시피 했다. 그리고 마침 두산백과사전에 사진을 올리는 계약을 하여 나머지 시간은 사진촬영에 할애를 했다. 사진을 촬영하고 수정 작업을 할 때는 스트레스가 싹 사라진다. 글을 쓰는 일은 자연히 중단되었고, 써본 글은 내가 보아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금년에는 글을 좀 써보려고 마음을 가다듬고 있다. 감성이 제대로 살아나야 글이 의도한대로 만들어 진다. 감성을 살리는 방법은 좋아하는 음악을 많이 듣는 방법도 있고, 좋은 책이나 글을 읽으면서 감동을 많이 느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눈물을 흘릴 수 있는 감동적인 장면을 많이 보는 것도 감성을 살리는 방법이다.
그런데 성당에 나간 지 4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아 신심이 낮은 신자였던 내가 뜻밖에 김수한 추기경의 선종을 계기로 일생일대에 눈물도 가장 많이 흘렸고 감동도 많이 받았다.
왜 내가 눈물을 이렇게 많이 흘리나 생각을 해보았다. 신문을 볼 때 특히 눈물을 많이 흘렸다. 글은 영상보다 상상력을 더 넓고 깊게 키운다. 영상은 계속 이어지므로 그 영상의 범위를 뛰어 넘어 다른 영상으로 확대하여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지 않는다. 글은 읽으면서 계속 상상의 나래를 펴 나간다. 또 글은 읽다가 잠시 멈추고 상상을 한 후 다시 읽을 수 있다. 또는 읽고 나서 중요한 대목을 다시 읽으면서 상상을 더 확대할 수 있다. TV를 통해서 영상을 보고 난후에 신문을 읽는 것이므로, 기억된 영상을 되새기며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었다.
2월 17일 중앙일보 1면에 김 추기경의 웃는 모습의 사진과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용서하세요” 라는 제목이 게재되었다. 빠른 물질문명의 발달로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있으며, 여기에서 생기는 갈등을 풀 수 있는 길은 물질적 정신적 사랑의 실천이 해결의 길이라고 평소에 생각해 왔다. 그밖에 다원화시대에 접어들면서 개인, 집단간에 많은 갈등이 생긴다. 이러한 갈등으로 생기는 정신적 물질적 고통을 해소하는 방법은 서로 이해하고 용서하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해왔다.
선각자이신 김 추기경은 선종하시면서 사랑과 용서를 강조하신 것이다. 그리고 존엄사를 택하셨고 각막 기증을 하셨다. 87세 고령이므로 각막만이 기증을 할 수 있는 건강조건을 갖추었기 때문에 선택하신 것이라고 한다. 베풀고 가시는 사랑의 실천에 감격할 뿐이다.
평화방송이나, 가톨릭 인터넷사이트 굿 뉴스를 보면 김 추기경은 유머감각이 풍부하셔서 유머를 즐겨 사용하셨다고 소개된다. 성직자의 유머는 일반인들보다 사용의 폭과 기회가 제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효적절하게 많이 사용하셔서 친근감을 주셨다. 성직자들이나 신자들로부터 존경받는 이유 중에 하나다.
김 추기경은 일제 식민지 생활, 해방, 6.25전쟁, 정치 불안, 유신독재정권,5.18광주 민주화 항쟁, 좌파우파 이념대결 등 발전과정에서의 갈등을 겪으시면서 항상 정의에 편에 서서 올바른 말로, 정치면에서는 자유민주주의의 빠른 정착에 크게 기여하셨고, 빈부격차의 갈등 등 사회적 갈등은 가난한자 약자를 돕는 데 진력하여 치유하셨다. 이념대결에서도 크게 한 쪽으로 치우치심이 없이 그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실천하시는데 주력을 하셨다. 양쪽 모두에게서 존경을 받으셨으니 그분의 생각과 말과 행동은 범인과 다름을 알 수 있다.
고난과 격변의 시대를 살아 오시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으셨던 모습을 평화TV방송과, TV,신문 등에서 시청자들은 자주 보게 되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에서는 미소를 찾아보기가 어렵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역사와 생애를 같이 하신 김 추기경의 얼굴에서는 미소를 자주 볼 수 있다. 너무나 인자하신 모습이다. 김 추기경님의 모습만 보아도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사랑에 목마른 신자나 비신자들은 선종하신 그분의 얼굴이라도 보려고 37만여명이 추위와 황사를 무릅쓰고 3시간이나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불과 10여초 사이에 그분의 얼굴을 보고 집으로 돌아갔다. 5일장이 너무 짧았나, 묘지를 찾는 분들도 많다고 한다. 추위와 황사 등 악조건에서 처음 보는 자발적인 참배 조문객의 놀라운 숫자이며 모습이다. 종교지도자가 대한민국에서도 가장 존경을 받는 현상이 나타났다.
신부나 수녀, 비구나 비구니 이분들은 인간의 종족유지 본능의 자유를 버리고 정신적 자유, 물질에서 해방되는 자유를 선택하여 하느님이 특별히 보내신 선지자, 선각자의 가르침을 깨닫고 실천하여, 인류를 보다 승화된 피안(彼岸)으로 인도하여 자유와 평등과 사랑을 실현함으로써 보다 살기 좋은 지구촌을 만들기 위하여 일생을 바치시는 분들이다. 김 추기경은 성 요한이 말한‘모든 것을 소유하고자하는 사람은 어떤 것도 소유하지 않아야 하며, 모든 것이 되고자하는 사람은 어떤 것도 되지 않아야 한다.’를 실천에 옮기신 분이다. 범인으로서는 하기 힘든 길을 택하신 이분들을 무조건 존경한다. 그러나 존경심이 흔들릴 때도 있었다. 이번 김 추기경의 선종을 계기로 이분들에 대한 존경심은 더욱 굳어졌고, 앞으로 범인들이 해야 할 일중에 가장 첫째가 사랑의 실천이라는 신념을 더욱 굳히게 되었다.
김 추기경은 평화방송에서 밝히신 회고에서, 성직자의 길을 걸으시면서 느끼신 회의감을 밝히셨고, 추기경이 되시면서 성직자의 책무와 짐을 확인하고 회의감에서 벗어나신 것 같은 말씀을 들었다. 그리고 법정스님의 글에서는 나와 만난 자리에서 그분은 ‘다시 태어나면 추기경 같은 직책은 맡고 싶지 않다. 그냥 평신도로서 살아가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하셨다고 한다. 성직자의 고뇌를 솔직히 밝히시는 진솔함을 볼 수가 있었다. 은퇴를 하신 후에는 대한민국 방방곡곡을 유람하고 싶으셨다는 말씀도 하셨다. 범인으로 돌아가 범인들과 어울리며 범인들이 누리는 자유를 마음껏 누려보고 싶은 마음, 너무나 인간이 공통으로 추구하는 자유를 실현해보고 싶은 마음에서 인간 김수환의 진솔한 면을 읽을 수 있었다. 인간애(人間愛)와 제한되었던 자유에서 벗어나 보려는 자유애(自由愛)를 발견하였고 이는 인간의 보편적인 욕망 인데 이를 포기하고 살아온 인간 김수환에 대하여 연민(憐憫)의 정과 자유를 포기하고 얻은 위대한 ‘사랑’에 대한 존경심이 되풀이되었다.
필자는 줄기세포, 환경논쟁 등 과학 분야의 문제들에 대한 논쟁이 벌어질 때는 창조주 하느님의 뜻을 발견하여 인간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는 과학자들이야말로 하느님의 목자라고 생각을 하기도 했다. 시행착오를 거듭하여 새로운 원리, 법칙 등을 찾아내는 선의의 과학이야말로 하느님의 뜻을 밝히는 길이라고 생각을 했다. 그러나 이번 김추기경님의 선종을 계기로 하느님의 가르침 ‘사랑’이 인간들에게 과학의 어느 선의의 발명보다도 중요하고 인류를 행복으로 인도하는 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김수환 추기경님은 우리 곁을 떠나셨지만 우리들의 마음속에 ‘사랑’의 중요함을 보여주고 가르쳐 주셨다. 그리고 그분의 인자하신 모습과 유머와 신념에 찬 올바른 생각과 말과 행동들은 오랫동안 우리를 올바른 길로 인도해 주실 것이다. 신자나 비신자나 모든 사람들에게 반성의 기회를 주셨으니 모두 깊이 반성하여 우선 미국의 금융위기로 발생한 경제적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하여 동방의 작은 나라 분단국가 대한민국이 경제적으로 더 부강해지는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 미워하고 또 미워하고 욕하고 때려 부수며, 한편에서는 필요한 좋은 입법, 다른 편에서 악법이라고 싸우는 그들도 반성하기를 바란다. 이제 만물이 소생하는 희망의 봄이 다가 오고 있다. 이 대지에 뿌려진 김 추기경님의 말씀이 자연 속에서 움트는 새싹들 사이에서 속삭인다. ‘사랑하고 또 사랑하라. 그리고 용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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