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미술의 이해 - 이주헌
귀한 자리에 나와 서양미술에 대하여 이 야기 할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미술이 인간의 창의성을 계발하는 이유는 인간의 눈이 주관적이기 때문입니다 .
즉 우리는 사물을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본다는 뜻인데 제가 보여드리는 몇가지 그림을 통해서 우리 사람의 시각은 각자의 경험이나 기억에 의하여 굴절되는 관성이 있어서 객관적이지 못하고 주관적이라는 사실입니다.
프레이져 나선이라는 그림은 그림에 있는 원은 각 각의 원인데 착각에 의하여 나선으로 보이는 것입니다.
서양미술을 이해하는데 가장 유명한 그림은 야코포 틴토레토 (1518~1594) 의 '은하수의 기원'이라는 위 그림입니다.
이 그림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제우스가 아내 아닌 여자와 사랑에 빠져 낳은 아들 헤라클레스가 굶어 죽는 것을 막기 위하여 몰래 아내 헤라의 젖을 훔쳐 먹게 하다가 헤라가 잠에서 깨어나는 장면을 극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헤라의 왼쪽 젖을 빨고 있던 헤라클레스의 입에서 터져 나와 하늘 위로 솟구친 젖이 바로 MILKY WAY -은하수가 되었고 헤라의 오른 쪽 젖에서 흘러나와 땅으로 스며들은 젖이 LILY-백합화 가 되었다는 신화를 그린 것인데 이 얼마나
①인간적이고 ②사실적이고 ③ 감각적입니까?
이 작품은 프라하에 있는 루돌프 2세의 궁전을 장식하기 위해 제작한 것으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소재로 한 4점의 연작 중 일부로 1648년께 하단부 부분이 소실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신화 내용이 다 보이지는 않고 있습니다.
우리가 보통 재능이 있다고 하는 것은 감각이 뛰어나다는 것을 말하는데 서양에 비해서 지금까지 우리는 감각적인면을 부정하거나 천시하여 왔기 때문에 예술이나 스포츠에 있어서 고도의 감각을 활용하는데 미숙한 결과 를 초래하였다고 생각합니다.
위 사진, 로뎅의 칼레의 시민을 봅시다.
우리나라의 로뎅 갤러리에도 원작이 있는 이 조각은 로댕의 위대한 천재성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칼레의 시민 한사람 한사람에게 인간의 내면을 표현하며 영혼을 불어 넣는 이 작품은 문자 그대로 인간 드라마 그 자체 입니다.
이렇게 서양 미술에 있어서는 인간 드라마인 역사를 제일 우선시하고 둘째가 초상,셋째가 동물,넷째가 풍경, 다섯째가 정물 의 순서인데 우리는 서양에서 네번째인 강산 (풍경 )을 제일 우선시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위 그림, 다비드의 나포레옹 대관식 은 가로 10m,높이 7m 의 거작인데 노틀담 대사원에서 나포레옹이 대관식 을 갖는 장면인데 천상천하 유아 독존식의 나포레옹과 수모를 당하는 교황의 모습을 통해서 인간의 영광의 절정이 어떤 것인가를 잘 나타내고 있 습니다.
위 그림 "사비니의 여인들" 도 로마 제국 건설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는데 서양 사람 들은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이런 그림들을 보여 주면서 역사란 이런것이고 인간이란 이런 면도 있다는 것을 보고 느끼겟끔 하고 있는데 우리는 어떻습니까?
우리나라에 의궤도 (儀軌圖 )는 있지만 이순신이나 세종대왕 또는 단군 신화에 대한 역사를 설명해주는 그런 그림들은 없고 산수화를 통해 풍진세월을 잊고 수신(修身 ) 하는 데 보다 큰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B.C. 4~5세기경 지금부터2,500 여년전 팔테논 신전의 조각상을 보면 돌을 다듬어 만든 인체의 묘사가 얼마나 사실적인지 감탄하게 하는데 단원 김홍도의 씨름 그림을 보면 당연히 있어야 할 그림자 조차 없습니다.
그런데 인간 중심적이고 사실적인 그리스 시대의 문명은 약 1,000 년 동안의 중세 기독교 문화 기간중에는 사라졌다가 되살아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르네상스 미술입니다.
사실적인 인체 해부도를 그리기 위하여 애를 쓰는 다빈치를 위하여 시체실의 간수는 당시 기독교 율법상 절대 금기시 되있던 시체 해부를 마지 못해 허락하기 위하여 열쇄를 남겨 둔 채 사직을 했다는 일화도 있습니다.
카바넬의 비너스의 탄생은 관객을 위한 에스라인 포즈를 보이며 관능미와 감각성을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저는 김연아가 아사다 마오보다 앞서고 호날두가 박지성보다 골을 더 잘 넣는 것은 결국 그들이 경쟁자보다 더 "감각"이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감각의 발달은 창의력이나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통해서 이루어 지는데 예술 특히 미술분야에서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서양사람들과 항상 경쟁관계에 있는 우리들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미술을 통해서 그들의 감성이 어떻게 발달되어 왔는지를 살펴 볼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이글은 미술평론가 이주헌 선생이 서울대학교 상과대학 17회 포럼에서 강의한 내용을 심명기 동문이 요약정리한 것을 이곳에 전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