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09
김 난 도
대 선배님들을 모시고 강의를 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저는 서울대 82학번입니다. 법과대학에서 행정학을 공부하고 미국 남가주대학에서 행정학으로 박사를 취득한 후 뜻 한바 있어 <소비자학> 으로 전과(?)를 하였습니다.
요즈음은 소비자학이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 내의 한 학과로서 복지증진을 위한 종합학문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습니다.
저는 소비자 시민모임의 이사 ,KBS시청자 위원을 맡고 있으며 조선일보에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노트>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오늘 강의 제목은 사전에 공지 하여 드린바와 같이 <트렌드 코리아 2009 > 로서 시장을 지배하는 소비 트렌드의 최근 흐름과 시사점 을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영화 한 토막을 감상하겠습니다.
이 영화의 제목은 <Wedding Planner > 인데 구두 한 켤레에 목숨을 거는 소비자들을 보면서 우리는 과연 고객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자문하게 됩니다.
다음 SBS-TV 의 <럭셔리 코리아> 라는 프로에서는 제가 맡고 있는 서울대학교 생활과학 연구소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자료를 통해 명품 중독이 왜 생기는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2006 년도의 신조어인 <된장녀> 가 가방에 들어가지 않는 전공서적은 옆구리에 끼고 명품백을 들며 반드시 스타벅스 커피를 테이크 아웃하여 마시는 이미지라면 서인영으로 대표되는 2008 년도 <신상녀>는 문자 그대로 <신상품> 을 선호하는 이미지로 유행어가 되었습니다.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에서는 2006 년부터 매년 말 다음해의 트렌드를 예측하여 발표 해 오고 있습니다.
2007 년도 트렌드 예측은 마침 돼지의 해가 되어 소비 트렌드를 <GOLDEN PIGS> 로 이름 지었고 2008 년도는 11대 소비트렌드의 첫 글자를 모아 <MICKEY MOUSE>로 하여 발표 한 바 있는데 2009 트렌드 예측은 <BIG CASH COW> 입니다.
2009 트렌드 예측은 이미 작년 말에 발표한 것이지만 이 예측이 얼마나 적중하는 지를 비교하기 위해서 작년에 발표한 그대로의 원고를 갖고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2009 년도의 대한민국은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불황 그리고 캔디 컬러 열풍이라고 하겠습니다.
지난 수년간 불랙 앤 화이트나 메탈릭한 색상이 선호되었다면 올해에는 화려한 컬러가 소비자들을 즐겁게 할 것으로 보았습니다.
대체로 경제적 위기가 닥치면 오히려 더 화려하고 낭만적이 디자인 취향을 보입니다. 미국 대공황 시기의 글래머 룩 이나 오일쇼크 시기의 에스닉(Ethnic)패션 등이 그 예입니다.
올 해는 핸드폰, PMP (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MP3 등과 은회색이 주류를 이루던 하이테크 제품에도 섬세하고 다양한 컬러가 선보일 것으로 보았습니다.
일반론으로 트렌드의 영향력이 갈수록 증대하는 이유는 두 가지 변화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하나는 소비자의 변화 인데 소비자의 취향이 급변하고 소비자 선택의 능동성이 증대하며 인터넷의 등장과 다방향 커뮤니케이션이 활성화 하는 것을 말합니다.
다른 하나는 산업적 변화 인데 신기술의 발전과 혁신적 상품의 폭증, 사업경계가 허물어지며 경쟁이 격화 되는 것 그리고 고객가치 지향적으로 산업구조가 변화하는 것 등입니다.
트렌드의 타이프를 보면 아래 그림과 같이 지속시기가 길어지고 동조범위가 넓어질수록 MICRO- TREND 에서 출발하여 FAD ( 일시적 유행 ), TREND , MEGA- TREND 가 되며 그 것이 한 세대를 넘어 장시간 지속되면 CULTURE 가 된다고 하겠습니다.
트렌드의 전파 에는 Trikle -Down 모델과 Cyclic 모델이 있는데 저는 인터넷이란 매체 때문에 후자의 Cyclic 모델을 더 선호합니다.
트렌드의 워칭, 분석, 그리고 해석에 관해서는 전문적인 분야이어서 생략하고 2009 년도 소비 트렌드의 예측에 초점을 두고 말씀드리겠습니다.
2009 년도는 아래 그림과 같이 열 가지 키워드의 첫 글자를 모아 <BIG CASH COW >로 명명 하였습니다.
1. Better Me
스펙을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고 본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이른 아침에 이런 조찬 강의를 듣는 것과 같이 2009 년도에는 어린이로부터 대기업 CEO 에 이르기까지 학습의 열기가 남녀노소 구분이 없을 것으로 본 것입니다.
2. I'm So Hot
즉 내가 최고라는 것으로 요즘 젊은 가수들의 노래 가사에 나타나듯이 제멋으로 살면서 자신의 감정과 일상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전파하는데 놀라우리만큼 적극적이고 이런 적극적인 소비자의 자기애 (自己愛) 적인 놀이성향이 그 어느 해보다 강해질 것으로 보았습니다.
3.Gotta be Cocooned
cocoon은 고치를 말하는데 안전, 안정, 재충전 등을 위해 자발적으로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진다고 본 것입니다. 그래서 과거의 여가가 교외 유원지 공원 등 야외에서 이루어지는 것이었다면 이제 집안의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가내 여가활동이 다양하게 발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4.Cross- Internetization
인터넷의 범용화 입니다. 휴대폰 ,전화 ,TV, 내비게이션 등과 같은 다양한 생활밀착형 기기를 통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남녀노소가 일상적 인터넷을 활용하게 될 것으로 보았습니다.
5. Alpha-Mom, Beta- Dad
터프한 엄마, 자상한 아빠를 말합니다.
엄마가 자녀교육, 재테크, 정보수집 등 각종 가정생활 문제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아빠는 자상하게 자녀를 돌보고 가사 일을 도우는 등 가정 내의 부부 파트너십과 역할 구분이 점차 유연해지고 있습니다.
하루는 집사람이 외출중 제가 집에 일직 들어와 있는데 문을 열고 들어오는 아들의 첫 마디가 ' 집에 아무도 없네 ! '라고 할 정도 입니다.
6. Simply, Humbly, Happily
거창한 출세나 성취보다는 정서적 심리적 신체적 불안의 해소와 안전에 초점을 둔 , 소박하고 작은 행복을 선호하는 트렌드를 말합니다. 즉 소비가치의 무게 중심이 사회적 성취에서 일상의 행복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7.Hobby -holic
취미에 빠지는 대한민국을 말합니다.
생활스포츠, 악기연주 등 다양한 체험 형 취미활동 인구가 크게 늘어난다고 본 것입니다.
8.Casual Classics
클래식의 대중화 입니다.
대중의 문화적 취향이 업그레이드 되고 있어 오페라, 순수미술, 고전음악, 발레, 와인 등 다양한 고급문화가 소비자의 일상생활을 수놓는 아이템 중 하나로 대중화 될 것으로 보았습니다.
9. Off-Air Attitude
사실 굉장히 세심하게 연출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얼핏 보기에는 완전히 무심하게 보일 정도로 노력한 티가 전혀 나지 않는 스타일 , 태도 분위기를 말합니다.
10. Wanna-be-star, Wana-be- mass
스타는 화려한 모습보다는 대중이 동일시 할 수 있는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강조하고 , 반면 대중은 스타처럼 치장하고 자기연출에 열을 올리며 매체에도 대거 등장 하려고 하여 스타와 대중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을 말합니다.
결론적으로 말씀을 드리면 2009 년은 한마디로 '불황형 실존주의' 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즉 정치 경제 사회 각 분야에서의 불확실성의 증대에 따라 불안이 고조 되고 사회적 권위가 추락함에 따라 신뢰의 근원은 오로지 자신뿐이라는 실존적 자아 찾기가 활발해 지는 해라고 정의 할 수 있습니다.
2009년도의 소비자들은 급변하는 세계에서 자신을 적응시키고 성장시키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자신만의 개성을 찾아 유일자로서의 자아를 확인 하려고 노력하며 자기 내면으로 침잠하여 상황적 불안으로부터 탈피하려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측한 것입니다.
여러분 선배님들의 실존적 자아 찾기가 더욱 활발해 지기를 바라면서 강의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글은 서울대학교 상과대학 17회 포럼에서 강의한 서울대학교 김난도 교수의 강의 내용을 심명기 동문이 요약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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