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근과 끈기
광교산 정상에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산행을 두 번했다. 첫 번째 산행은 2009년 7월 25일 더운 여름철이었다. 1.7산악회에 2009년 4월부터 참여했으니 등산 경험도 짧았다. 오르고 내리는 빈도수가 많은 편인 산행에다가 더워서 힘들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높이 582 미터로 높은 편은 아니지만 만만한 산이 아니다.
2011년 2월 26일 비공식 산행을 한다기에 어느 산으로 가는 지도 모르고 참여했다. 광교산 정상 시루봉을 올랐다가 내려온다고 한다. 안내게시판에서 시간을 계산해보아도 3시간 이상 걸린다. 좀 산행이력이 쌓이니 안내게시판에 표기된 산행 시간은 짧게 쉬고 산행하는 시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나이가 많은 편이므로 산행시간은 게시된 산행시간을 항상 초과한다. 오늘 산행시작시간이 늦어서 하산하여 점심식사를 하게 되므로 좀 무리가 있을 것 같았다.
2009년 7월 25일 산행사진
2009년 7월 25일 산행사진
2009년 7월 25일 산행사진
산행을 마치고 오후 3시 반이 넘어서 점심식사를 하였다. 그러나 백두대간을 종주한 경력이 있는 산행선배인 회원들은 평소 산행 때와 별 차이 없이 식사를 맛있게 먹는다. 나는 위장이 약해서인지 배가 고팠다가 먹으면 오히려 식사를 더 적게 먹는다. 그렇지만 내가 평소에 좋아하는 메뉴라 맛있게 먹었다.
이튿날 카페에 산행 사진을 올리면서 광교산이 나에게 ‘은근과 끈기’를 가르쳐주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광교(光敎), 우연의 일치인가.
산행경력이 많은 사람들과 같이 어울리다 보니 깨달음이 온 것일 것이다. 은근의 반대말로 ‘화끈, 이 떠오른다. 산행을 오랫동안 같이 했다고 해서 산악인들은 화끈하게 친해지지 않는 것 같다. 은근히 친해진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은근히 친해지므로 그 정(情)이 깊다고 할 수 있다. 정이 깊어서 내세에 다시 태어나도 서로 만날 것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산행자체가 화끈하게 올라갔다가 화끈하게 내려올 수 없다. 자기 체력에 맞게 은근한 마음가짐으로 산행을 하는 것이 정도인 것 같다. 산행을 오래 한분들은 성격이 화끈하기보다는 은근한 분들이 많은 것 같다. 나도 이제 급한 성격이 점점 줄어드는 것인지 산행을 한 후 부터는 느긋해진 것 같다.
2011년 2월 26일 산행사진
2011년 2월 26일 산행사진
이번 광교산 산행에서 나도 후미에 처진 편이다. 김숭자 회장 뒤나 앞에 선 것이 여러 번이다. 힘이 들었기 때문이다. 김회장에게서 끈기를 발견한 것 같다. 과거에 어린 시절 몸이 약했던 경험담을 들어 관심을 더 갖게 된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오르기 힘든 산행계단을 뒤에 처져서 끈기있게 오르는 모습에서 어렴풋이 은근과 끈기를 생각했지만, 카페에 사진을 올리면서 은근과 끈기에 대하여 글을 써 보자고 마음을 먹었다.
우리나라 사람의 특징은 은근과 끈기라는 말을 과거에 많이 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우리나라 사람들의 성격은 은근하지 않고 화끈해지는 편이고 급한 편이다. 은근과 끈기에서 거리가 멀어지는 것 같다. 걷기보다는 차를 타야하고, 천천히 보다는 빨리 일을 처리해야 되기 때문에 은근이 없어지는 것 같다.
그러나 정(情)은 은근하게 생기는 것이지 화끈하게 생기는 것이 아니다. TV 미수다 프로그램에서 정이 많다는 말을 외국인들로부터 자주 듣는다. 우리민족의 잠재의식 속에는 은근이 살아있다는 증거다.
생존경쟁이 심화되면서 취업이 어려워진다. 요사이 젊은이들을 보면 안타깝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끈기를 발견한다. 취업난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외국의 젊은이들의 끈기와 비교를 해 보지 못하여, 단정적으로 끈기가 있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스포츠에서 보면 세계의 젊은이들과 경쟁하여 점점 더 기록과 성적을 갱신한다. 끈기라고 볼 수 있다.
산악국가인 우리나라에서는 땔감, 산나물, 버섯, 나무열매, 약재,산짐승 사냥 등 먹을거리는 물론 건축자재, 목기의 원자재, 종이의 원료인 닥나무 등도 모두 산을 오르내리며 조달했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갈수록 산은 우리 삶의 터전이었다. 산을 오르내리는 그 은근과 끈기가 유전자 속에 남아 있다.
다행스럽게도 요사이 등산인구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 은근과 끈기를 되살리는 계기가 될 것이 틀림없다. 산행 경력 2년이 채 안되어서 은근과 끈기의 의미를 나름대로 발견하게 되어 기쁘다.
진리는 순경(順境)에서 보다는 역경(逆境)을 거치면서 더 많이 발견된다. 끈기있게 역경을 잘 극복하는 사람이 많은 진리를 발견하고 깨달아 결국 승자가 된다. 끈기를 길러야한다. 지구의 대변혁을 거치면서 인류는 많은 진리(창조주의 뜻)를 발견할 것이며, 이 진리들을 활용하여 인간은 더 풍요롭고 행복한 생활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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