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라파엘침술원장 이 창 원 토마스 아퀴나스 님의 글을 이곳에 전재한 것입니다.
편식을 하면 건강이 나빠지듯이 기호적인 인간관계는 영혼의 건강을 상하게 합니다. 사랑의 님이시여! 연장도 쓰지 않으면 녹슬게 되고, 새 집도 사람이 살지 않으면 퇴락하게 되나이다. 마찬가지로 우리 영혼의 집도 사람이 드나들지 않으면, 언젠가는 낡아져 부서지게 되나이다. 그러하오니 님이시여, 사람의 방문을 인위적으로 제한하지 마시고 그 누구든 두드리는 사람에게 문을 열어주시고 찾는 사람에게 기꺼이 달려가소서. 참으로 이 세상은 우연이란 없나이다. 모든 관계가 인연이면 이 인연은 너와 나의 완성을 위해 주어진 하늘의 선물이나이다. 만약 우리가 좋아하는 사람만 사랑한다면 후일에 받을 상이 무엇이겠나이까? 도로에 다니는 사람들도 그 정도의 사랑은 하지 않나이까? 벨이 울리지 않으면 수화기를 들지 않듯이, 누군가가 두드리지 않으면 우리의 영혼의 문은 결코 열리지 않나이다. 하오니 님이시여, 우리의 문을 노크하는 사람이 그 누구이든지 이름을 묻지 마시고, 직책이 높은지 낮은지 알아보지 마시고,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계산하지 마소서. 그 사람이 가난한지 부유한지 상관하지 마시고, 사람이면 누구든지 반갑게 맞아 들이소서. 자기의 영혼의 집이 죄로 지저분한 사람은 타인의 방문을 두려워하고, 재물로 가득찬 사람은 대문을 이중으로 잠그나이다. 그리고 율법으로 가득 차 있는 사람은 죄인들의 발걸음을 문전에서 박대하며, 자존심으로 담장을 드높이 쌓은 사람은 자신을 떠받드는 사람에게만 대문을 열어주나이다. 참으로 선택적인 이웃 관계는 독단적인 믿음이며, 제한적인 인간관계는 일방적인 사랑이나이다. 우리 인간은 공동체적 존재로서 결코 혼자 웃는 법도 없고 혼자 우는 경우도 없나이다. 나는 당신을 통해 울고 당신은 나를 통해 웃음짓나이다. 이 사람을 피하면 저 사람을 마주치게 되고 저 사람을 피하면 이 사람과 마주치게 되나이다. 부디 힘드시고 어려우시더라도 지금 만나는 그 사람을 먼저 사랑하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