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에 향기가 진동하는 꽃들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을 산책하는 것이 나의 일과가 되었다. 금년은 비가 너무 자주 온다.
장마철이 아니라 우기(雨期)가 새로 생겼다는 말이 나온다. 무덥고 비가 자주 오는 데도, 꽃
은 철따라 일그러짐 없이 제 모습을 갖추고 아름답게 핀다. 비가 많이 오면 수명만 짧아진
다.
8월 무더위에도 산책을 하다가 짙은 향기를 내 뿜는 꽃을 발견하면 자연 발걸음이 멈추어
진다. 꽃에 코를 대고 향기를 실컷 마셔본다. 나도 모르게 향기에 취하며 기분이 상쾌해지
고 즐거워지는 것을 느낀다. 꽃향기의 절정기는 무더운 여름철인가? 9월 말경에 이집트 카
이로 그리고 룩소르신전을 관광을 하였다. 가이드가 향수 파는 곳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상
점주인이 향수로 크게 돈을 번 부자라고 소개한다. 주인이 잘생겼고 영어도 유창하게 잘하
며 부자 티가 난다. 더운 고장에서 여름에 향료가 많이 채취는 되는가 보다.
색성향미촉(色聲香味觸), 향기가 3번째에 있고, 향기를 맡는 코도 위에서 3번째에 있다. 미
각보다 먼저다. 향기가 3번째로 인간들을 즐겁게 해주고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준다. 분명
하느님은 향기 또는 냄새를 미각보다 중요시 하여 코를 입 위에 놓았다고 볼 수도 있다. 인
간은 코로 숨을 들여 마시고 내 뱉어야 생명을 유지하고 ,그다음으로 입으로 음식을 먹어야
체력을 보존할 수 있으므로 당연히 코가 먼저다. 그러나 코의 역할인 냄새를 맡는 것이 중
요하고 아름다운 향기를 맡는 것이 인간의 건강을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생각을 한다면, 과
학이 발달하면 향기가 인간생활에서 먹는 것 보다 중요한 역할을 할 날이 오리라고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허브향이 앞으로 크게 발달하는 것인가?
8월 무더운 날, 나무수국(Hydrangea paniculata) 흰 꽃에서 달콤하고 진한 향기가 진동
(振動)한다. 큰 벌들이 모여든다. 시기적으로 약간 늦게 흰 배롱나무(Lagerstroemia indica)
꽃에서 역시 비슷한 향기가 진동을 한다. 코로 계속 맡고 싶지만 벌들이 너무 많이 모여들어
겁이 난다.
그리고 꽃 이름을 아직도 모르지만, 아주 작은 꽃인데 위의 향기와 비슷한 달콤한 향기가
그 옆을 지나가면 코를 영락없이 자극하여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넝쿨에 피는 작은 꽃에서
이렇게 짙은 향기가 나오는 것은 처음 경험하는 것 같다.역시 큰 벌들이 날아든다. 짜증나
는 무더위에 달콤한 짙은 향기를 맡으면 즐거운 마음으로 바뀐다. 얼마나 고마운가!
꽃과 식물에 관심을 가지면서 행복한 경험을 얻게 되어 즐겁다.
나무수국 8월 9일 촬영.
흰 배롱나무('Lagerstroemia indica "Alba")꽃 8월 11일 촬영.헛꽃(장식화), 열매를 맺는 양성화, 열매가 동시에 보이는 것이 특징.꽃말은 능변(eloquence),매력(charming),자상하게 잘 돌봐주는(obliging).
9월 2일 촬영.박주가리꽃(Metaplexis japonica)(이름을 알려주신 수호천사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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