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전송 '세계 신기록'

2007년 10월 11일 (목) 18:44   중앙일보

무선 전송 '세계 신기록'

[중앙일보 이원호]

현재의 유선 초고속인터넷망(광랜)보다 36배나 빠른 무선 데이터 전송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이 무선 기술을 이용하면 언제 어디서나 CD(650Mb) 한 장을 1.4초 만에 내려받을 수 있다. 집이나 사무실에 유선으로 연결된 광랜에서 이 데이터를 내려받는 데는 52초 걸린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전송 속도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이동통신망으로 3.6기가비피에스(Gbps)의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최첨단 무선 전송기술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기술은 현재 국제규격으로 정해진 차세대 이동통신(4세대)의 무선 데이터 전송속도(시속 3㎞ 이동 시 최저 1Gbps)보다도 3배나 빠르다.

최문기 ETRI 원장은 “언제 어디서나 이동하면서 5기가바이트(GB)급 고화질(HD) 영화를 10초 안에 내려받아 감상할 수 있다”며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와이브로(휴대인터넷), 디지털멀티미디어이동방송(DMB) 등에 이어 선진국보다 3년 이상 앞서 개발한 국산 원천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술에는 다중 입출력 안테나(MIMO) 방식이 도입됐다. 8개의 입출력 안테나 장치가 동시에 대용량 데이터를 주고받게 해 그만큼 전송 속도를 높인 것이다.

2012년부터 4세대 이동통신용으로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초고속 대용량 전송이 필요한 무선 인터넷TV(IPTV)와 홈네트워킹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시장 파급효과도 수조원에 이른다는 게 ETRI 측의 설명이다. ETRI는 현재 이 기술과 관련된 국제특허(국내특허)를 출원한 데 이어 국제회의에서 4세대 이동통신 기술표준으로 제시할 계획이다.

ETRI는 이날 연구원에서 유영환 정보통신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 기술의 시연회를 열었다. 이 시연회에서 ETRI 차세대무선LAN연구팀은 HD급 동영상 80개 채널을 몇 초 만에 주고받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원호 기자 ▶이원호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llhll/

 

무선전화인 휴대전화가 유선전화를  앞섰다. 이제 무선 인터넷이 유선 인터넷을 앞서는 시대가 곧 다가올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