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용(芙蓉)은 모습이 무궁화와 비슷하고 꽃이 피는 시기도 비슷하다. 여의도 공원, 한강시민공원에는 7월에 피기 시작한다. 장마철이라 비를 맞으면 꽃은 무궁화 보 다 큰 편인데 꽃잎이 얇아서 쉽게 모양이 일그러진다.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아름 다움을 간직했지만 연약(軟弱)해 보이는 여인을 연상시킨다. 꽃의 색깔이 다양하다. 원산지는 중국, 제주서귀포에 자생한다고 한다. 지금은 관상용으로 재배를 하여 전국에서 볼 수 있다고 한다. 옛날에는 이 꽃이 아름다워 기생(妓生)이름으로 지어졌나보다. 조선후기의 시기 (詩妓) 김부용(金芙蓉-詩名은 雲楚, 고향은 평안도 성천)이 지었다고 알려진 부용 상사곡(芙蓉相思曲)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상대 남성은 이조 정조 때 성천부사를 지낸 시인이며 판서였던 연천(淵泉)김이양(1755~1845)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어 보이나 김유성(金有聲)이라는 주장도 있다. 부용상사곡은 표현이 순수하고 밝고 애절하여 기생이 지었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시다. 층시(層詩)라고도 하고 탑 모양으로 생겨 “보탑시(寶 塔詩)”라고 한단다. 부용꽃이 간접적으로 나마 아름다운 문학작품을 탄생시켰다는 것을 알면 꽃을 보 는 마음도 한결아름다워질 것이다. 시의 원문(原文)은 한문이나 한글로 번역된 것을 사진 다음에 실었다.★
2006년 7월25일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 촬영- 무궁화꽃보다 3배는 크다.
꽃잎이 6개,돌연변이다.동물 식물 모두 돌연변이는 있게 마련...
2006년 7월 3,11,15,17일 아침에 여의도공원과 한강시민공원에서 촬영
이별하옵니다
그립습니다
길은 멀고
글월은 더디옵니다
생각은 님께 있으나
몸은 이 곳에 머뭅니다
비단 수건은 눈물에 젖었건만
가까이 모실 날은 기약이 없습니다
향각서 종소리 들려 오는 이 밤
연광정에서 달이 떠오르는 이 때
쓸쓸한 베게에 의지했다가 잔몽에 놀라 깨어
돌아오는 구름을 바라보니 멀리 떨어져 있음이 슬픕니다
만날 날 수심으로 날마다 손꼽아 기다리며
새벽이면 정다운 글월 펴 들고 턱을 괴고 우옵니다
용모는 초췌해져 거울을 대하니 눈물 뿐이고
목소리도 흐느끼니 사람 기다리기가 이다지도 슬픕니다
은장도로 장을 끊어 죽는 일은 어렵지 않으나
비단신 끌며 먼 하늘 바라보니 의심도 많습니다
어제도 안 오시고 오늘도 안 오시니 낭군은 어찌 그리 신의가 없읍니까
아침에도 멀리 바라보고 저녘에도 멀리 바리 보니 첩만 홀로 속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대동강이 평지가 된 뒤에나 말을 몰고 오시려 합니까
장림이 바다로 변한 뒤 노를 저어 배를 타고 오렵니까
이별은 많고 만남은 적으니 세상사를 누가 알 수 있으며
악연은 길고 호연은 짧으니 하늘의 뜻을 누가 알 수 있겠읍니까
운우무산에 행적이 끊기었으니 선녀의 꿈을 어느 여자와 즐기시나요
월하봉대에 피리 소리 끊기었으니 농옥의 정을 어떤 여자와 나누고 계십니까
잊고자해도 잊기가 어려워 억지로 부벽루에 오르니 안타깝게도 홍안만 늙어가고
생각치 말자해도 절로 생각나 몸을 모란봉에 의지하니 슬프도다 검은 머리 자꾸 쇠해가고
홀로 빈 방에 누우니 눈물이 비오 듯하나 삼생의 가약이야 어찌 변할 수 있으며
혼자 잠자리에 누었으나 검은 머리 파뿌리 된들 백 년 정심이야 어찌 바꿀 수 있으랴
낮잠을 깨어 창을 열고 화류계년을 맞아들여 즐기기도 했으나 모두 정 없는 나그네 뿐이고
베게를 밀고 향내 나는 옷으로 춤을 춰 보았으나 모두가 가증한 사내 뿐 입니다.
천리에 사람 기다리기 어렵고 사람 기다리기 이토록 어려우니 군자의 박정은 어찌 이다지도 심하십니까삼시에 문을 나가 멀리 바라보니 문을 나가 바라보기 애처 로운 천첩의 심정은 과연 어떠하겠습니까
오직 바라옵건데 관인하신 대장부께서는 강을 건너 오셔서 구연의 촛불 아래 흔연 히 대해 주시고
연약한 아녀자가 슬픔을 머금고 황천객이 되어 외로운 혼이 달 가운데서 길이 울지 않게 해 주옵소서상대에게 내가 먼저 동기(動機)를 스스로 만들거나 상대방이 나에게 동기를 부여하여,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것이 인생살이라고 할 수 있다. 좋은 결실을 맺을 수도 있고, 비 극적으로 끝날 수도 있다. 동기를 많이 만들어 왕성한 활동을 하여 비극이던 희극이던 많은 역사를 창조하는 사람이 위대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는 양반집 청춘남녀간의 사랑에서 나온 아름다운 문학작품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부용상사곡은 천민기생과 양반나리간의 이루어지기 어려운 사랑의 동기가 싹이 되어 만들어진 아름다운 장문의 시다. 송도의 황진이, 부안의 이매창, 성천의 김부용 등은 이루어지기 어려운 사랑의 동기를 주고받으면서 잠재된 감성과 이성을 찾아 노출시키 고 숨은 재능을 우려내어 문학작품을 만들어낸, 양반집 규수들 보다 위대한 인물들이다. 위의 작품은 인간이 만든 작위적(作爲的) 인간차별이 오히려 죄악이며,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인간평등을 강조하고 실현하기 위한 관점에서도 재조명 받을 만한 충분한 가 치가 있다 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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