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설악 점봉산(1,424m)의 주전골 산행기
처음 시도한 산악반 사진반 합동행사이므로 부푼 기대를 갖고 부인 9명을 포함한 29명이
7시 15분경 현대백화점을 출발했다. 구명회총무의 주전골 산행 안내가 있은 후 차내는
삼오오 대화를 나누는 조용한 분위기였다. 안개가 끼어 사진반원들은 불안하였을 것이다.
나도 작품사진을 찍어보고 싶은 의욕에 차있어서 안개가 걷히기를 간절히 바라며 창밖
으로 자주 시선 이 간다. 마침 임종수 부부가 뒷자리에서 해외여행경험담을 구수한 말솜
씨로 들려 주어 재미있게 들었다. 기행문은 우리카페는 공개가 되지 않아 접속자수가
적어 다음 의 여행 카페에 글을 올린다고 한다. 우리카페도 몇 개 항목만 비 공개로 하고
나머지는 공개로 하여 접속자가 많아 글을 실을 의욕이 나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열심히 작성해서 올렸는데 10여명정도 접속으로 끝나면 실망하여 접속자가 많은 사이트
를 찾게 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임종수 동문의 글의 접속자 수가 천여 명이 넘은 작품도
있단다.
안개가 걷히고 맑은 하늘이 펼쳐진다. 마음이 즐겁다. 한계령을 넘어 내려 가다 우측에
“남설악 흘림골개방” 이라는 플랑카드를 보자 흘림골로 들어 가기로 정하고 모두 하차
를 하였다. 사진반원들은 등선대까지 만해도 1시간 이상이 걸렸고 등산로도 의외로 가파
르다. 등산경험이 적은 여자분 들에게는 무리한 코스다. 그러나 85년에 안식년으로 닫은
후에 금년 9월 20일 개방을 한 흘림골 산행을 한다는 것은 행운이다.
여심폭포는 여자의 심볼 모양이다. 부인들이 계셔서 농담을 못하는 것이 아쉬웠다.
나무가 우거진 계곡을 오르면서 사진으로 담을 수 있는 아름다운 장면을 찾기가 쉽지
가 않다. 그래도 서쪽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산들을 바라보며 잽싸게 앞서가는
산악반과 멀리 안 떨어지려고 발걸음을 재촉하였다. 등선대 정상바위에 오르니 시야가
넓어지며 북쪽으로 두 봉우리의 바위산이 등산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서쪽으로 보이는
능선으로 연결된 바위산들도 아름답다. 마지막으로 등선대에 도착한 것을 보고 하산 을
하였다.
얼마 안내려가서 이재국동문 부부가 사진으로 담을 만한 단풍과 바위산 배경이 어우러
진 아름다운 장면을 포착하고 아나로그 카메라로 구도를 잡는다. 기존필름은 12백만
화소인데 디지털카메라의 플래시 메모리칩 카드 는 4~5백만 화소 밖에 안되어서 아나
로그 카메라를 고집한다고 한다. 덕분에 디카로 내가 아름다운 장면을 담을 수 있어
고수인 이재국동문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열심히 사진으로 담을 수 있는 장면
을 찾으면서 하산을 했다. 내려갔다 다시 오르는 산행이 계속된다. 산행경험이 적은
부인들께서는 얼마나 힘들까. 벌써 오후 1시 40분이다.
계곡에 물이 조금 보이는 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자리를 잡았다. 김명용 동문 부인
께서 열무 잎 물김치를 비롯해서 소고기전 등 맛있는 반찬과 밥도 충분히 준비하여 오
셨다. 도시락을 못 사온 동문들도 덕분에 맛있게 포식을 했다. 봉사정신을 발휘하신
김명용 동문 부부에게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렸다.
12폭포는 흐르는 물이 너무 적어서 빈약하다. 경관도 별로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다.
사진으로 담기에는 마땅한 장면을 찾지 못했다. 좌측 으로 들어가서 용소폭포 앞에 섰다.
혼자 앞서 와서, 빨리 보고 하산을 하려는 급한 마음으로 두 곳에서 사진을 찍고 감상을
제대로 못한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소폭포위에 주차장이 보인다. 사진반은 이곳으로 들어왔다면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좋은 장면들을 많이 사진에 담을 수 있었을 것이다. 사진반 부인들에게도 무리한
산행길이 아니므로 즐거운 산행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면 다음 백양사 합동
산행에도 기꺼이 참여할 가능성이 아주 높을 터인데과연 다음 산행에 부인들이
많이 참여하실까?
아름다운 바위 산들이 좌우로 보인다. 절경이다. 카메라에 담아보려고 구도를 잡아
보지 만 높은 바위산이므로 상단부분만 담을 수 있는 것이 아쉽다. 캠코더나 윤봉용
교수가 거금을 들여 장만한 무비카메라라면 이 아름다운 산들을 다 담을 수 있었을
것이다. 협곡의 좌우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바위산들 과 나무들의 파노라마가 등산
객의 시야를 가득 채워 준다.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감상할 만한 곳이다.
주전골의 협곡은 절경의 아름다움을 가까운 거리에서 집중적으로 감상 할 수 있은
곳이다. 천불동 계곡은 넓고 길다. 군데군데 아름다운 폭포와 산들이 있어 좀 지루
한 산행을 하다가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것을 반복한다. 비교가 된다. 설악산은
다양한 볼거리를 갖춘 명산이다. 선녀탕으로 접어들면서 좌우로 펼쳐지는 절경은
황홀경으로 빠지게 한다. 20여년 전에 이곳을 찾았을 때에도 절경에 도취되어 선녀
와 나무꾼의 일화가 눈앞에 신비스러운 영상으로 떠올랐고 맑은 물에 세수도
하고 아무도 없다면 목욕도 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었다.
오늘 역시 좌우로 높은 바위절벽과 대한민국의 상징물이라 할 수 있는 아름다운
홍송이 어우러진 절경의 연속은 즐거움의 소용돌이로 나를 몰고 간다. 이곳은 주전
골에서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다만 흐르는 물이 좀 많았으면 금상첨화일 터인데
아쉽다. 금년에 나는 참으로 여행의 행운아다. 같은 협곡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미국의 요세미티를 보았다. 비교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는 것은 얼마나
행운인가.선녀탕의 아름다움은 요세미티를 능가할 수 있다고 스스로 평가해보았다.
요세미티 협곡의 길이는 아주 길다. 이곳은 그 길이가 너무 짧고 물이 적은 것이
단점이다. 그러나 요세미티의 세코이아 나무 등 침엽수는 키가 커서 위용은 있지만
대한민국의 홍송처럼 아기 자기한 아름다움은 찾아보기 힘들다. 선녀탕주위의
절경은 첫눈에 등산 객을 반해 넋을 잃게 하는 것 이외에 오래 동안 찬찬히 관찰
해보면 볼 수 록 새로운 아름다움을 계속 찾아낼 수 있는 미인중의 미인이다.
관람객들이 금강산의 선녀탕 이야기를 한다. 금강산을 보지 못한 것이 참으로
다행이다. 그래야 금강산에 가서 선녀탕을 보면 또 다른 아름다움 을 찾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하산을 한다. 주위의 홍송들이 자꾸 아름다워 보인다. 백두산
의 홍송은 키가 크고 날씬하여 처녀의 아름다움이라면 설악산의 홍송은 다양한
연령층 여성의 아름다움을 고루 갖추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여성인 홍송은
남성인 바위와 어우러져야 그 아름다움을 더한다. 음양이 화합과 조화를 이루어
아름다움을 창출해낸다. 이것이 설악산의 아름다움일 것이다.
그린야드 탄산온천탕에서 무리한 산행으로 지친 몸의 피로를 풀었다.
저녁은 산채비빔밥이 나왔다. 술을 좋아하는 동문들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산악반은 동문들이 농담과 유모어로 하고 싶은 말을 박학다식하고, 고상하고,
재치있게 투박하고 야하고 상스럽게 거침없이 스스럼없이 할 수 있는 곳이다.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이해하고 있어 오해의 틈이 없다.
백두산 산행에서 조금은 발견하였지만, 그후 처음으로 참석한 모임에서 이런
둘도 없는 장점을 발견한 나로서는 계속 산악반과 사진반이 합동으로 모임을
가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러나 속보로 강행군하는 산악반의 산행습관을
고친다면.... 드디어 술안주로 먹을 수 있는 동태조림과 더덕구이, 메밀전이
추가로 나왔다. 산 소주 파티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시간이 없어 애주가 동문
들은 간에 기별만 하고 버스에 올라야했다. 상경할 때는 3시간 만에 출발지점에
도착하였다.
중간휴게소에서 쉰 시간을 빼면 2시간 반 조금 더 걸린 셈이다. 설악산 가는
도로가 다양해져 차량들이 분산되어 교통이 아주 좋아졌다. 다음 해외 여행계획
을 발표한다.
말레지아의 코타키나바루 산행으로 등산과 골프와 관광 3팀으로 나누어 관광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아름다운 여행지라고 한다.내년 3월 5일부터 10일까지 5박6일
코스라고 한다. 많은 동문들이 부부동반으로 참석하기 바란단다. 신청자가 많으
면 많을 수 록 경비가절약 되므로 다다익선이라고 한다.
다음 백양사 합동산행에 많은 동문들이 참여 하여 양보와 상호이해의 미덕을
발휘하여 성공적인 산행이 되기를 기약하며 부족한 점이 많은 산행기를 마친다.
촬영한 사진을 아래에 올렸으니 감상하시 기를..... | |